출간일 | 2022-04-17 | 상품코드 | 1262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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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140*205mm | 상품 무게 | 0.00g |
한스 우르스 폰 발타사르,
그가 죽기 직전에 재출간하려던 책
한스 우르스 폰 발타사르는 20세기 가장 독창적인 가톨릭 신학자로 오늘날 가톨릭만이 아니라 개신교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신학자이다. 그러한 그가 세상을 뜨기 직전에 재출간하려고 했던 책이 있다. 그는 재출간할 때에야 초판에는 쓰지 않았던 머리말을 쓰며 “이 책의 영적 함의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변하지 않았다.”고 단언했다. 이 책이 바로 《세계의 심장》이다.
곧 50년이 된다. 여름날 내 고향 호숫가에서 이 책을 집필했던 게. 그러나 새롭게 단장을 하고 제시되는 이 책의 영적 함의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변하지 않았다.
― 머리말 중에서
20세기 가장 저명한 신학자가 쓴
하느님에 대한 서정 문학적 성찰
《세계의 심장》은 신학적인 책이면서 신학적인 책이 아니다. 하느님에 대한 이야기를 문학적으로 풀어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그가 이 책에 담으려 한 것은 사랑의 본질 자체로 자신을 드러내는 그 심장 박동에 대한 애정이다. 발타사르는 이 작품의 서정 문학적 양식이 오늘날에도 호소력이 있을지 걱정했다. 그러면서도 세상의 소음 속에서 이 심장의 박동을 느끼기 힘든 청년들에게 이 글을 바쳤다. 그들이 사랑의 본질 자체를 발견하는 데 이 책이 도움이 되기를 바랐던 것이다. 그는 자신이 이 책에 담은 인류를 향한 하느님 사랑의 신비, 그리스도를 통해 드러나는 그분의 무한한 사랑의 신비에 대한 비전이 이 시대의 청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랐다. 또한 이 책을 읽는 청년들이 인간 존재가 간직한 모순, 그리고 이 모순을 넘어서서 충만한 삶과 자아실현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랐다. 이 책을 접하는 청년은 물론, 뜨거운 젊은 시절의 심장 박동을 느끼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고 하느님의 심장과 함께 다시 뜨겁게 타오를 수 있을 것이다.
저자의 초기작이면서도
그의 전부가 담긴 작품
《세계의 심장》은 발타사르의 초기 작품에 속한다. 그가 이 책을 썼던 시기는 자신의 신학적인 전망이 아직 다 영글지 않았던 때이다. 그럼에도 이 책은 향후 그가 나아갈 신학적 방향을 문학적인 형식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 그의 신학적, 문학적 총체가 담겨 있다는 점에서 특히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 책은 예수 그리스도의 형상 안에 있는 인간적인 측면과 세상을 구속하시며 모든 것을 포용하는 우주적인 측면을 결합하는 것에 관한 책이다. 발타사르는 이 책에서 이 두 가지 측면을 연결하기 위해 자신을 포기하고 세계의 심장인 예수 성심에, 삼위일체의 위격적 결합에 그 자리를 내어 주어야 함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데 이 서정적인 이야기 가운데에는 그가 향후 논의할 신학적 관점, 즉 ‘계시의 아름다움’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을 관조하고자 하는 그의 자세가 잘 드러나 있다. 그래서 발타사르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그의 대표작인 3부작, 《영광Herrlichkeit》, 《하느님 드라마Theodramatik》, 《하느님 논리Theologik》만큼이나 이 책도 반드시 읽어 봐야 할 것이다.
옮긴이의 말 • 5
머리말 • 10
제1부 나라
1장 • 17
2장 • 41
3장 • 68
4장 • 90
제2부 수난
5장 • 115
6장 • 134
7장 • 153
8장 • 174
9장 • 192
제3부 승리
10장 • 209
11장 • 231
12장 • 251
13장 • 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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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타사르, 그는 누구인가 • 295
발타사르는 1장에서 인간 존재가 지닌 ‘역설적 신비’를 다양한 비유를 들어 보여 준다. 그러면서 이를 바탕으로 우리를 향해 하느님이 건네신 구원의 신비를 조명하고자 했다. 무엇보다도 그는 인간의 유한성에 주목했다. 우리는 한 줌의 재로 사라지고 말 유한한 존재이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무한함을 인식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여기에 인간 존재가 지닌 ‘모순’이 있다. 우리는 무한자이신 하느님을 향해 창조되었지만, 그분이 아니라면 한순간도 유지될 수 없는 존재이다. 또한 하느님의 은총이 아니라면, 우리는 결코 그분께 도달할 수 없는 존재이다.
— 17쪽 1장 중에서
공간은 차갑게 고정되어 있지만, 시간은 역동적이다. 공간은 분리되어 있지만, 시간은 모든 것을 하나로 환수한다. 시간은 네 밖에서 흐르지 않으니, 너는 그 위에서 표류하는 나뭇조각처럼 스스로 헤엄칠 수 없다. 시간은 너를 관통하며 흐른다. 너 자신이 강물 속에 있다.
— 22쪽 1장 중에서
한 심장의 고독을 통해 세상이 구원되었다. 삶의 상처 자국들 주위로 방어하듯 울타리를 친 은밀한 방의 아름다운 고독이 아니라, 우리를 무방비로 시끄러운 소란에 내어 주는 저 고독을 통해 세상이 구원되었다. 고독 가운데 심장은 불가능들의 얼음물 속에서 나지막이 맴돌며, 차가운 칼날과도 같은 사랑, 늘 깨어 있는 상처와도 같은 사랑을 느껴야 하리니, 그런 고독을 통해 세상이 구원되었다.
— 83쪽 3장 중에서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너희는 나에게서 꽃피어 났다. 내 심장의 피 한 방울이 너희의 모든 생각과 노력에 스며드는 게 놀랍지 않은가? 내 심장의 생각들이 너희의 세상적 심장 속으로 조용히 배어드는 게 너희는 놀랍지도 않은가? 너희 안에서 한 속삭임이 날아올라, 너희가 낮이고 밤이고 콧노래와 꾀는 소리를 체감하는데도? 사랑으로 오라고, 기꺼이 고통받으려는 사랑으로, 나의 사랑과 함께, 구원하는 사랑으로 오라고 꾀는데도?
— 101쪽 4장 중에서
번개가 쳤는가? 어둠을 가르는 한 줄기 틈새를 따라 십자가 위 열매가 보였는가? 흐릿하고 멍한 눈에 구더기처럼 창백한, 어쩌면 이미 죽은, 죽음처럼 미동도 없이 굳어 버린 열매가 보였는가? 그것은 정녕 그의 몸이었다. 그러나 그의 영혼은 어디에 있는가? 그 어느 가없는 물가에서, 그 어느 물 없는 바다 깊이에서, 그 어느 어두운 불구덩이 밑바닥에서 그 영혼은 표류하는가? 처형대 둘레에 모여 있던 그들 모두가 갑자기 깨닫는다, 그가 떠났음을. 가늠할 수 없는 공허가 매달린 몸에서 흘러나온다. 환상적인 이 공허 외에는 더 이상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 201쪽 9장 중에서
내 실패에 동참하여라. 나와 함께 구원의 허무함을 맛보아라. 이것을 재료 삼아 나의 아버지는 당신의 은총을 발휘하신다. 심판이 있다. 아버지의 손에 저울이 들려 있다. 한쪽 접시에는 하중을 받으며 짓누르는 허무함이 놓여 있다. 다른 쪽 접시에는 위로 향하는 가벼운 희망이 놓여 있다. 그리고 첫 번째 접시가 아래로 내려간다. 그리하여 판결은 떨어졌다. 희망이 올라간다. 벗어나듯 날아오르며 내 나라가 승리한다.
— 250쪽 11장 중에서
선생들이 말했습니다, 지식의 길은 셋이라고. 긍정의 길, 부정의 길, 그리고 이 둘을 뛰어넘는 초월적 극단의 길이 있다고. 첫 번째 길은 모든 피조물 안에서 당신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모든 것이 저마다 자신의 파편 안에서 당신 빛의 광채를 반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길은 모든 피조물을 떠나는 것입니다. 피조물의 굳건한 한계들은 한없이 유동하는 당신 존재를 담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세 번째 길은 모든 피조물의 완결성의 껍질을 부수고, 당신 영원성의 한없는 척도까지 확장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경험으로, 이 길들은 길이 아님을 알았습니다.
— 274쪽 13장 중에서
한스 우르스 폰 발타사르는 20세기의 가장 독창적인 가톨릭 신학자이다. 그는 다음 두 가지 면에서 독특한 점을 지니고 있었다. 첫 번째는 아름다움을 통해 계시를 해석하고자 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에서 그의 새로운 신학적인 체계가 탄생하였다. 그래서 그의 신학 체계는 ‘신학적 미학’이라고 불리곤 한다. 두 번째로 그는 인상 깊은 광범위한 문헌들을 바탕으로 각각의 작품들을 풍요롭게 했다. 그의 스승 앙리 드 뤼박은 그를 일컬어 “우리 시대에 가장 교양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 302쪽 더 알아보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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