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떼제는 프랑스 동부의 작은 시골 마을이다. 세계 각지에서 수많은 젊은이들이 모여 삶의 의미를 찾고 신앙을 심화하는 곳이다. 끊임없이 젊은이들을 환대하는 떼제공동체는 30개국 출신 100여 명이 속한 독신수도공동체다. 여기에는 가톨릭과 여러 개신교회 형제(수사)들이 속해 있다. 이 책은 지은이 신한열 수사가 20대에 떼제에 가서 종신서약까지 하게 된 여정과 떼제 공동체 이야기를 담담하게 쓴 글들을 모아 엮은 것이다. 기부나 헌금을 받지 않고 스스로 일해서 번 것만으로 살아가는 이 공동체는 난민들을 맞이하고 세계 각지의 고통받는 이들과 연대한다. 지은이는 너무나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평생을 평화롭게 지내는 것을 "함께 사는 기적"이라 표현했다. 공동체 생활의 속살을 보여주는 글을 통해 소박한 삶에 깃든 봄햇살이 금세 독자를 감싼다. 만나고 헤어지는 인연 속에 자라나는 애틋한 영성을 보면서 독서의 기쁨과 함께 다가오는 평화의 벅찬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추천의 글

수십 년 전 내가 서강대학교에서 만난 선하고 밝은 인상의 그 젊은이가 떼제로 갔다는 소식을 듣고 반갑고도 조금은 서운했던 기억이 있다. 이제는 그가 떼제에 뿌리내린 한 그루 기도의 나무가 되어 전 세계에서 모여드는 순례자들에게 푸른 그늘을 드리우니 축하할 일이다. 이 책은 삶의 여정에서 끊임없이 사랑과 진리를 갈망하는 한 수도자가 넓고 깊게 투신한 노력의 열매이며 진솔한 고백록이다. 문화의 차이, 서로의 다름을 뛰어넘어 기도 안에 일치하는 젊은이들과 다양한 순례자들을 인류가족으로 끌어안고 살아가는 떼제공동체의 기도의 힘과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반세기의 수도생활을 하고 있는 오늘의 나에게도 첫사랑과 같은 풋풋한 설렘과 새로운 감동을 준다.|이해인(수녀. 시인)
“떼제”라는 이름을 떠올리면 아름다운 기도가 생각나고, 누구든지 환영받을 것 같은 따뜻한 마음이 든다. 울타리가 없고, 마르지 않는 복음의 샘물이 솟아나는 이 프랑스의 수도 공동체를 통해 국경과 종교, 언어와 문화적 배경을 뛰어넘어 모든 이가 인생의 깊은 의미를 성찰할 수 있도록 초대받고 있다. 떼제 공동체에서 종신 서약 25주년을 맞는 신한열 수사도 유럽과 아시아, 북한에 이르기까지 국경을 넘나들고 마음속의 장벽들도 넘나들며 살고 있다. 예수님의 제자로 그가 전하는 기쁨과 희망과 평화의 메시지를 언제든지 듣고 싶다.|박현동 아빠스(성 베네딕토회 왜관수도원)
학창 시절, 다정한 선배이며 반듯한 도반이었던 신한열 수사님이 프랑스 떼제로 떠난 지 벌써 30년이라니, 문득 보고 싶은 얼굴이다. 수사님은 멀리서도 닿을 듯한 감성으로 줄곧 모국을 향해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전해 왔다. ‘각자도생’이 엄혹하게 요청되는 한국사회의 젊은이들에게 ‘함께’라는 말은 그 자체로 낯설기만 해서 더욱 아름다운 말이 되었다. 생애의 매 순간을 한 땀 한 땀 정성으로 걸어온 신한열 수사님의 이 고백록이 절망의 시대에 오히려 희망을 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한상봉(「가톨릭일꾼」 편집장)
언젠가 공항에서 신한열 수사를 우연히 만났을 때, 후배라고 인사를 하는 그에게 프랑스 ‘떼제’ 얘기를 잠시 들었다. ‘떼제’ 얘기에 귀가 번쩍 뜨이고 반가워, 내가 제일 싫어하는 - 공항 바닥에 트렁크를 눕히고 짐 정리하는 - 일을 하며, 나의 CD를 꺼내어 드렸다.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은 책의 초고를 읽으며, 내 13살 가슴 가득했던 죽음 저편에 대한 궁금함, 또 살면서 누리는 마음의 평화에 대한 갈망, 내 나그네 인생길에 만나, 어린 생각에 많은 영향을 끼쳤던 수녀님, 신부님들을 기억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2,30대를 넘기면서, 나는 공동체와 협동조합운동 쪽에도 관심이 있어서 스페인의 협동조합 몬드라곤과, 지금은 제목도 기억 못하는 많은 책들을 읽었지만, 선망만 가득한 채, 실천 못하고 60대 중반을 넘어가고 있다. 이러한 나로서는 이 책이, 조용히 지난날과 지금 서 있는 자리를 돌아볼 계기를 마련해 주어서 고맙다. 정말 고맙다.|양희은(가수)
다. 저자의 절제된 삶의 태도, 따스함과 부드러움이 스며 있는 글을 읽으면서 독서의 기쁨을 누리게 될 것이다. 또 이 책의 첫 장을 넘긴 지 얼마 되지 않아 마음속에 평화의 벅찬 감동을 느끼게 될 것이다. 특별히 삶의 목적과 의미를 찾아 씨름하고 있는 이에겐 강한 울림과 설렘을 선사할 것이다. 신한열 수사는 청소년 시절부터 주님과의 사랑에 빠져, 주님을 찾아 나섰고, 떼제 공동체에서 주님을 발견했다. 한 사람의 삶의 진가가 발휘되는 것은 운명이 부여하는 역할을 수행할 때 드러난다. 오늘도 하느님이 부여하신 역할을 행복하게 수행하는 신한열 수사의 이 책이 독자 여러분도 진리 탐구의 길에 나서도록 이끌어주길 희망한다.|송봉모(예수회 신부)
‘떼제’는 하느님의 꿈을 사는 공동체이다. 그 꿈은 서로 다른 이가 하느님 안에서 만나 함께 사는 신비이며, 개인의 삶과 사회의 역사에 깃든 크고 작은 잡꽃들이 모여 만든 장엄한 아름다움이다. 떼제 공동체 신한열 수사님의 『함께 사는 기적』은 신비롭도록 소박하고 아름다운 삶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기적’의 현장은 수사님 자신이다. 그 신앙 여정은 정갈하다. 소박한 삶에 깃든 봄 햇살이 금세 독자를 감싼다. 만나고 헤어지는 인연 속에서 애틋한 영성이 자라난다. 그 신앙은 굳세다. 그를 격동의 세계 역사 속으로 이끈다. 갈등과 절망의 현장에서 함께 기도하며 화해와 신뢰의 경계를 넓혀간다. 신앙은 역사의 현장 안에서만 빛난다. 역사와 영성이 온몸으로 쓴 섬세한 기록에서 만난다. 하느님의 꿈을 간직한 사람은 모두 젊다. 『함께 사는 기적』은 젊은이를 향한 사랑과 응원으로 가득하다. 이 ‘젊은 형님’의 정갈하고 깊은 여정을 붙들자.|주낙현(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신부)
내가 기억하는 친구 한열이는 이런 모습이었다. 늘 단정하게 빗은 머리에, 소박하지만 깔끔한 모습, 그리고 매사에 성실하고 열심이고, 늘 바지런했고, 언제나 친절하고, 환하게 웃던, 영락없는 착한 범생이의 모습이었다. 어디에 가든, 무엇을 하든, 잘~ 아주 잘~ 살 거라고 생각했는데 ‘수사’라니… 친구의 지난 기록들을 보면서, 이 길을 택하기까지의 오랜 방황과 고민이 느껴져서 가슴 한쪽이 먹먹해졌고, 나도 부모가 된 지금, 아들을 보내는 부모님의 마음까지 온전히 느껴져서 코끝이 찡해졌다. 하지만 그곳에서 느끼는 친구의 기쁨과 행복감도 느껴져서 안심이 되기도 하고, 감동을 받기도 했다. 50 중반을 넘어선 나이에도, 여전히 ‘잘 사는 것’에 대한 해답을 찾지 못한 채 이리저리 방황하며 사는 나에게,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가르침을 주는 것 같다.|안혜란(MBC 피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