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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작하는 말 |
이 책은 6개월간 평화방송에서 ‘이기양 신부의 말씀 살아가기’라는 제목으로 방영했던 내용을 정리하여 엮은 것입니다.
“성경을 모르는 것은 그리스도를 모르는 것이다.” 예로니모 성인의 참으로 유명한 말씀입니다.
요즈음 각 성당마다 성경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아주 좋은 현상이지요. 마치 레지오 마리애 모임처럼 거의 매주 있을 뿐만 아니라 한 학기가 끝나면 연수를 하고 또 바로 다음 공부로 이어집니다. 말 그대로 ‘붐’이다 싶을 정도로 많이 합니다. 참 다행입니다.
그런데 아쉬운 것은 ‘공부’를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대부분 열심히 ‘공부’를 하고 6개월 정도의 기간이 끝나면 연수를 가서 또 ‘공부’를 하고, 공부로 시작해서 공부로 끝납니다. 그런데 공부보다 중요한 것이 있지요. 실천입니다. 열심히 공부하는 신자들의 대부분이 실천하기 위해 공부한다는 사실을 망각하는 것 같습니다.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갑니다. 병원에 가면 누구를 만납니까? 의사 선생님을 만납니다. 의사 선생님은 환자의 이야기를 듣고 진찰한 뒤 처방합니다. 환자는 처방전을 받은 다음 약국에 가서 약을 사고 복용할 뿐만 아니라 의사 선생님이 하라거나 하지 말라는 것을 기억하고 그대로 따르려 노력합니다. 그래도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야 그 병에서 회복될 수 있습니다. 처방전이 중요합니다. 처방전을 잘못 받으면 엉뚱한 약을 먹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성경 공부가 마치 이 처방전 같습니다.
그런데 환자에게는 처방전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약을 복용하고, 의사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 따르는 것입니다. 성경 공부를 하는 사람들에게 약한 부분입니다. 마치 어찌어찌해야 된다고 쓰여 있는 처방전만을 외우고 있는 꼴입니다.
성경 공부를 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예수님께서 어찌어찌 살라고 말씀하신 성경 구절만을 외우고 있는 형국입니다. 약을 먹고 그에 따른 행동을 해야 하는데 이 행동이 없는 것입니다. 저는 우리의 성경 공부라는 것이 대부분 처방전만을 외우고 그 처방전만을 공부하는 데 머물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처방전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약을 복용하고 건강법을 실천하는 것이지요. 처방전을 외우고 있다고 천국에 들어가겠습니까? 성경을 외운다고 하늘나라에 들어가나요?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하늘나라에 들어가겠습니까? 실천하는 사람입니다. 성경 공부보다도 훨씬 더 중요한 것이 실천하는 것이지요.
“나의 형제 여러분, 누가 믿음이 있다고 말하면서 실천이 없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러한 믿음이 그 사람을 구원할 수 있겠습니까? 어떤 형제나 자매가 헐벗고 그날 먹을 양식조차 없는데, 여러분 가운데 누가 그들의 몸에 필요한 것은 주지 않으면서, ‘평안히 가서 몸을 따뜻이 녹이고 배불리 먹으시오.’ 하고 말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이와 마찬가지로 믿음에 실천이 없으면 그러한 믿음은 죽은 것입니다”(야고 2,14-17).
이 책은 어떻게 말씀을 실천했고 주님을 만날 수 있었는지의 체험을 소개하는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함께 공감하고 실천하는 은총의 삶이기를 바랍니다.
책을 내기까지 수고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수유1동성당에서
이기양 요셉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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