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과 보건의료의 만남은 질병의 고통에 대한 전인적 접근과
연민 어린 돌봄을 통해 의료를 보다 인간적으로 만든다.
현대인의 질병과 스트레스 안에서 희망과 치유를 발견하는 영적 돌봄은
다양한 보건의료 현장에서 어떻게 실현될 수 있는가?
지금까지의 보건의료 체계는 환자를 전인적 인격체로서 치료하고 치유하는 데에까지는 이르지 못하였다. 기존의 체계는 근거기반 의학과 과학기술에 집중하며, 돌봄의 신체적 측면에만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전인적 돌봄(holistic care)을 지향하는 영적 돌봄(spiritual care)이 미래 보건의료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완화의료와 임종기 돌봄 등의 분야에서는 전인적 접근을 돌봄의 철학이자 모델로 정립하였기 때문에 그 점이 더욱 도드라진다.
이제 영적 돌봄은 전 세계적 차원에서 보건의료의 필수 요소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 질병과 장애의 고통에 대처하는 가운데, 그 안에서 의미와 희망, 삶의 진정성을 찾는 것이 치유의 결정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영성은 개별 사람들이 심각한 질병의 고뇌와 상실감 안에서 희망과 치유를 발견하는 영역, 나아가 삶의 온갖 스트레스에 맞서 회복탄력성을 찾게 하는 영역까지도 포괄한다.
연민 어린 영적 돌봄은 온전함을 향한 인간의 전인성과 그 다양한 차원에 주목한다. 이는 단순한 직업적 서비스로 제공될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다. 진정한 치유를 위해서는, 환자와 임상 실무자 사이에 생성되는 치유 관계가 매우 중요하며, 여기에서 영성은 그 관계의 핵심적인 요소가 된다. 이러한 영성은 환자의 건강을 회복시키는 동시에, 임상 실무자의 직업적 소명도 회복시킨다. 전문적 기량과 더불어 인격적 성숙함을 갖춘 보건의료 실무자가 환자의 병실에 들어가는 그 순간부터 사실상 영적 돌봄은 시작된다.
✜ 책 속으로 ✜
p.46_제1장 영적 돌봄 모델 中
영성은 영적 돌봄이 진정한 인간적 만남 안에서 이루어지고, 실무자들의 기량과 겸손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계속해서 상기시켜야 한다. 영적 돌봄은 단순한 직업적 서비스로 제공될 수 있는 그 무엇이 결코 아니다.
p.144_제4장 회복의학 中
의학의 목적은 고통을 파악하고 완화하며, 건강을 증진시키는 데에 있다. 건강 결과에 대한 연구와 여러 정책들이 보여주듯이, 영성은 건강과 안녕에 있어 핵심적인 요소다. 영성은 사람들이 고통에 대처하는 데에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프랜시스 피바디(Francis Peabody)는 1927년 저술한 의학의 고전 ????환자의 돌봄????(The Care of the Patient)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임상 실무자의 본질적인 자질 중 하나는 인류에 대한 관심이다. 환자 돌봄의 비결은, 바로 환자를 잘 돌보아주는 데에 있다.” 이처럼 치유는 치유적 관계에서 비롯되기에, 영적 돌봄은 관계 중심 돌봄에 기초해야 한다. 영적 돌봄은 보건의료 전문가가 환자의 병실이나 방에 들어가는 그 순간부터 시작된다. 이때 임상 실무자는 자신의 전 존재를 이 만남에 집중시켜, 그 환자에게 완전한 주의를 기울이며 그 어떤 분심도 그것을 방해하지 못하도록 한다. 이를 위해서는 경청하는 능력과, 환자와 그 가족의 삶이 지닌 모든 차원에 주의를 기울이는 능력이 필히 필요하다. 영적 돌봄은 전인을 돌보는 환자 중심 돌봄의 기초이기도 하다. 여러 전문가 간의 협력으로 이루어지는 영적 돌봄의 원리와 실천은, 의학과 보건의료가 그 본래적 뿌리인 연민과 봉사를 회복하도록 도와줄 수 있다.
pp.351~352_제11장 완화의료 中
영적 돌봄은 보건의료의 핵심이다. 특히 완화의료와 임종기 돌봄에 있어 더욱 그러한데, 이것은 그 분야들이 전인적 접근을 돌봄의 철학이자 모델로 세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임종기 때 영적 돌봄을 실천하는 것은 어렵고 복합적인 일이므로, 여전히 많은 과제들이 있다. 모든 전문가들이 영적 돌봄을 제공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강점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어려움도 따를 것이다. 영적 돌봄의 구성 요소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개인과 분야마다 인식이 서로 다를 수 있다. 더 나아가 기관 차원에서는 의료 팀 안에서의 경계와 역할을 불분명하게 만드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각 팀원의 역할에 대한 기대감에도 불분명함이 야기된다. 그리고 이것은 시간 부족과 자원의 한계 같은 요인들로 인해 더욱 복잡해진다.
연구 근거에 따르면, 직원들은 영적 요구를 다루거나 영적 돌봄이나 지지를 제공하는 것에 대해 많이 혼란스러워하거나 모호해하고, 자신감 없어 한다. 어느 한 면에서 볼 때, 이것은 영적 요구 사정과 영적 돌봄의 제공 및 관리에 대한 접근법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나아가, 임종기 환자 및 그 가족들과 함께 일하기 위해 각별히 필요한 감수성, 윤리적 고민, 실무 기술들도 분명 있다. 이것들은, 영적 돌봄만의 특수한 이론적 토대와 실무에서의 이행 모두에 있어 여러 이슈들을 제기한다.
여러 실무 안내서와 연구 문헌은 모든 실무자들이 영적 사정에 대한 기본 훈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모든 실무자들이 본인의 영성과 영적 요구를 다룰 수 있도록 그들에게 공식적인 슈퍼비전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분명 충분하지 않다. 먼저, 영적 돌봄의 교육 및 훈련이 보건 전문가 교육 과정에 포함되어야만 한다. 또한 이것은 평생교육과 지속적인 지지를 통해 보완되어야 하며, 이 기회는 영적 돌봄 제공에 관여하는 모든 이에게 주어져야 한다. 어떤 수준에서든 영적 돌봄을 제공한다면 그리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은 영적 돌봄에 대한 지식과 이해를 어느 정도 발전시키고, 그로써 영적 돌봄에 대한 자신감도 길러줄 수 있을 것이다.
p.485_제16장 보건의료 현장의 사목신학 中
연민 어린 돌봄은 전체성에 있는 인간의 이토록 다양한 차원들에 주목하도록 한다. 환원주의는 이러한 연민의 돌봄에 있어 일종의 도둑과도 같다. 돌봄에 연민을 더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우리 인간 실존의 모든 차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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