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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은 존재한다

happysohh (IP: 1.227.105.**) 2024.05.03 08:09:47 조회수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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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이란 무엇일까.

사전적 의미를 적어도 좋을테지만 개인적 감상이 담긴 서평인 만큼 평소 내가 생각하는 기적은 다음과 같다. '믿을 수 없는 일'. 적어도 내게 기적은 '믿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니 내게 있어 루르드 성지 순례 후 40여년간 앓았던 질병에서 벗어난 베르나데트 모리오 수녀의 일은 '기적'이었다.

'보조기를 벗어라.'

내 몸에 달려 있던 모든 보조기를 벗어 던졌던 그때, 무언가 달라져 있었다. 내 왼쪽 발이 제자리로 돌아와 있었따. 발이 휘어져 발꿈치가 땅에 닿지 않았었는데 반대 발과 모양이 똑같아 진 것이다! 의료용 보호대를 하지 않았는데 목도, 등도, 허리도 더 이상 어느 곳도 아프지 않았다. 41-42쪽

성경을 보면 예수님을 만나거나 옷자락을 붙잡았을 뿐이데도 오랜 장애에서 벗어나거나 '나았다'라는 한 마디의 말로 죽었던 이들이 되살아난 경우도 있다. 기독교 신자인 내게 성경은 '믿음'의 문제이지만 모리오 수녀의 '기적'을 담은 책 <기적은 존재한다>는 별개의 문제처럼 느껴졌다. 책을 읽는 중간에도 기적임을 인정해서 '믿을 수 없는'것이 아니라 문자 그대로 '불가능한 일'처럼 다가왔다. 정작 기적이 일어난 전후의 고백이 담긴 초반에는 이렇듯 무심했던 내가, 굳이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기적이 존재한다고, 그 기적을 통해 주님의 현존을 믿고 싶었던 것일까.

하느님을 다른 말로 표현해도 된다면 나는 하느님이 세탁소 주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분은 우리의 악랄함, 파렴치함, 옹졸함을 우리에게서 씻어 주신다. 그것도 돈 한 푼 받지 않고 완벽하게 말이다. 그분은 아무 대가도 바라지 않으시고 순신간에 우리를 용서해 주신다. 173쪽

내가 얻고자 했던 것은 신체적 질병의 치유가 아닌 심적 질병의 치유였다. 지난 연말부터 새롭게 받아들여야 할 것들은 너무나 많은데 이전에 가지고 있던 것들을 제대로 정리하거나 버리지 못한 상태였다. 그렇게 겨우 여기저기 몰아둔 것들은 상하기 마련이고 생채기가 나기 마련이다. 기적을 인정받기 까지 모리오 수녀가 견뎌야 했던 것은 기다림만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의료계에 인정을 받기 위해 정신과 전문의와 상담 및 검사를 받아야 했고, 수차례 의료국에 방문해 자신에게 벌어진 일을 설명해야 했다. 동시에 왜 더 아프고, 어리고, 상황이 좋지 않은 누군가가 아닌 자신에게 '기적'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답을 찾아야하기도 했다. 모리오 수녀가 찾은 답은 개인의 특별함이나 대가성이 아닌 그분의 계획의 일부일 뿐이다. 다시 말해 누군가 기적을 경험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그의 죄 때문이거나 대속할 만큼 착하지 못해서가 아니라는 것이 중요하다. 모리오 수녀의 말처럼 우리의 희생과 고통을 원하시지 않는다. 희생은 이미 예수께서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돌아가셨다. 자신에게 일어난 기적을 순수하게 감사하며, 주님께서 보여주신 표징, 우리와 함께, 우리 곁에서 함께 하고 계심을 보여주는 표징임을 널리 알리는 것 뿐이다. 동시에 기적이라는 것이 서두에 적은 것처럼 '믿을 수 없는' 정도의 엄청난 일이라고 오해해서도 안된다. 우리가 숨을 쉬고, 누군가를 만나서 벅차오르는 그 모든 것들이 기적이라는 것을, 수녀의 표현처럼 '글처럼 읽을 줄'알아야 한다. 지금 내가 이 책을 읽고 있는 것도, 그래서 기적이 모리오 수녀에게만 일어나는 것도 아닌 우리 모두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는 것을 적고 있는 이 순간, '기적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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