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철종 시기에 조선대목구(현 서울대교구) 제2대 교구장 앵베르 라우렌시오 주교(1839년 기해박해 때 순교)는 한반도의 조선인 신자를 위하여 가톨릭 기도문을 번역하여 ‘텬쥬셩교공과’를 출판한다.
한반도에 인쇄기 자체가 없던 때인지라 반백 년 간은 필사본 형태로 출판되었고, 1881년이 되어서야 성서활판소(현 가톨릭출판사)에서 인쇄본 출판이 시작된다. 시대가 흘러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열리던 1963년까지 출판되었고, 이후 ‘가톨릭 기도서’가 등장하여 절판에 이른다.
2013년, 한국 저작권법이 ‘1963년 이전 출판을 시작한 책’의 저작권을 퍼블릭 도메인(저작인격권만 지켜지는 조건에 자유로운 이용과 영리 목적 사용이 가능한 상태)이 된 후, 한국 출판계에 복각 열풍이 불었다. 이에 1950년대 김소월이나 윤동주의 시집이 자유로이 복각되어 출판하는 ‘복각 유행’이 일어났다.
이런 시류에 맞춰 조선시대 천주교인들이 기도서로 사용했던 ‘천주성교공과’도 복고풍 책 디자인으로 복각되었다.
병인박해 150주년이 된 올해, 조선시대 천주교인들이 어떤 낱말과 문체로 된 기도를 했는지 살펴보는 의미는 물론 복각 열풍에 맞춰 ‘옛날 책’ 처럼 이뤄진 디자인 구성을 보는 재미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