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광주민주화항쟁, 노동운동, 남북통일문제 등 80년대 한반도가 몸살을 앓았던 민족의 고통을 복음정신으로 고스란히 살아 낸 형과 아우 사제의 피와 땀으로 점철된 삶이다.
규연이라는 이름보다 '바오로'라는 세례명으로 더 많이 불린 아이가 있었다. 신부님이 되는 것 말고는 아무 것도 생각하지 못한 아이였다. 가난을 기쁘게 사는 가정에서 태어난 이 아이는 신학교에서 계속되는 좌절을 겪고 청춘이 잉태하는 젊은 사랑 속에서 방황하다가 하느님의 존재를 더 크게 느끼게 된다.
결국 아이는 청년이 되었고 그 청년은 한 사람의 신부님이 되었는 데 그 당시에는 피와 눈물로 범벅이 된 80년대의 한국에서 치열하게 살아야만 했었다. 산업화의 열기 속에서 시름하는 농민들과 함께, 민주화를 위해 자신을 아끼지 않던 수많은 젊은이들과 함께......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하느님만을 바라는 피조물의 아름다움, 사랑과 용서를 통해 삶의 신비를 벗겨 가는 인간이 내뿜는 인간 이상의 신적인 모습들을 발견하며, 또한 우리나라가 가나안 땅이 될 수 있도록 자기 목숨을 바친 80년대의 그 젊은이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자유와 풍요를 누릴 수 없었음을 보다 가깝게 느끼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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