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우리말 어린이 성경 입문서!

성경은 우리와는 다른 문화권에서 약 3천 년 전부터 쓰이기 시작하여 약 2천 년 전에 완성된 문헌이기에, 어느 정도 과학 지식이 생기고 이성적(理性的)으로 사고(思考)를 하게 되면 누구나 성경 이야기에 어느 정도의 의구심을 느끼게 마련이다.

또한 성경은 인류에게 남겨진 가장 중요한 문화유산 중 하나로서 지적 탐구의 대상이기도 하다. 예를 들면, 성경에는 왜 그렇게 많은 책들이 있고 또 다양한 종류의 글들(문학 유형)이 담겨 있는가? 창조 이야기나 노아 홍수 혹은 바벨탑 같은 사건이 인류의 과거와 실제 연관이 있는 일인가? 이슬람교도들은 아브라함의 아들 이스마엘이 자기네 조상이라고 믿는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이슬람교의 경전 <코란>과 구약 성경은 어떤 관계가 있나? 등등.

그러나 이렇게 성경에 대한 의구심이 많은 가운데서도 현재 성경의 세계로 바르게 인도해 주는 어린이용 성경 입문서는 전무(全無)한 실정이다.(물론 어른들을 위해서는 더러 있다.) 아마도 어린이에게는 성경에 대한 지식은 필요하지 않고 다만 성경을 재미있게 각색해 들려주는 이야기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데 그 이유가 있는 듯하다. 그래서 성경 이야기에 어린이들은 식상해 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어린이들도 성경에 대해 궁금한 것들이 많다. 오히려 배우는 시기이기 때문에 어른보다 더 많은 호기심 혹은 의구심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러나 어린이들의 이런 지적 탐구욕을 무시하고 다만 믿기만 하라고 요구하면, 어린이는 성경을 황당한 옛이야기 정도로 이해하게 되고, 그런 인식을 바탕으로 한 신앙은 결코 오래 지탱될 수 없다.

이 책은 이런 성경 이야기를 각색한 성경 동화책이 아니다. 어린이를 위한 성경 입문서이다. 우리말로 된 최초의 어린이 성경 입문서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 책의 성격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 책은 여러 가지 이유로 성경을 읽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을 안내하기 위해 만들어졌어요. 이 책이 여러분을 성경의 세계로 바르게 인도해 줄 거예요.”

그래서 맨 첫 장부터 성경 일반에 대한 상식을 말해 준다. 즉 성경은 지금까지 천여 개의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성경은 한 권의 책이 아니라 여러 권의 책으로 되어 있으며, 우리가 ‘성경’이라고 번역하는 ‘바이블(bible)’이라는 단어의 어원이 무엇인지, 성경에 쓰인 언어들은 어떤 언어들이 있는지, 성경에 쓰인 글의 종류는 무엇이며, 저자들은 어떤 사람들이고, 언제부터 쓰이기 시작했는지 등의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이 책의 내용

이 책에서는 구약 성경의 맥을 짚어 주며, 마침내 예수님이 오시고 그분의 제자들 혹은 그 제자들의 제자들이 그분의 말씀과 생애 등을 기록한 책이 ‘신약 성경’이라고 안내하고 있다.

처음에는 어린이들도 알아 두면 좋을 성경에 대한 일반적인 상식을 안내한다. 중요한 사건이 일어난 곳들에 대한 지도를 어린이들이 보고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진 지도로 보여 준다. 아울러 성경은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을 정확하게 기록한 역사책이나 지리 책이 아니라 하느님의 가르침을 전달하기 위한 책이라는 사실을 이해시킨다. 동시에 성경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바가 모두 실제로 일어난 이야기는 아니지만 성경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모두 진리임을 밝힌다.

본문으로 들어가면서 구약 성경에서 전해 주는 주요 사건들을 신학적 해석과 함께 동화적으로 이야기한다. 특히 그 이야기에서 어린이들이 알아야 할 내용이나 궁금해 할 만 한 이야기는 동그라미 안에 넣어 놓았다. 이 동그라미 안의 내용은 오늘날 성경 연구의 결과를 어린이들이 알아듣기 쉽게 표현해 놓은 내용이다.

결론적으로, 구약 성경은 신약 성경으로 이끌어 주는 책으로서, 구약 성경의 전체적인 이야기가 바로 신약 성경의 해설로 알도록 결론짓는다.

끝으로 어린이들이 꼭 알아야 할 성경에 나오는 주요 단어에 대한 해설로 마무리한다.

여러 전문가들의 공동 작품-정확한 내용과 빼어난 디자인

우리나라에서는, 어린이 책은 어른 책보다 쪽수도 작고 내용도 쉬워, 매우 가볍게 여기는 풍토가 만연되어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여러 전문가들의 공동 작품으로 심혈을 기울인 흔적이 역력하다. 글은 소니아 골디와 안 바이스의 공동 작품이며, 그림은 스테파니 달레-아스테, 미레유 보티에, 안 바이스의 공동 작품이다. 그래서 글에는 오늘날 성경 연구의 결과물인 역사 비평이 담겨 있다. 옮겨진 우리말에서도 성서 신학 전공자의 눈으로 꼼꼼히 따져서 말마디 하나 토씨 하나에서 올 수 있는 작은 오류도 허용치 않았다.

그림과 디자인도 너무도 아름다워 <성경>이나 ‘성경 입문서’라는 기존의 틀을 깨고 가장 현대적이고 아름다운 편집을 이루고 있다.

책 속으로!

하느님은 7일 동안 이 세상을 만드셨어요. 그런데 이 말이 좀 이상하게 들릴지도 몰라요. 성경의 시간은 우리가 알고 있는 시간과는 달라요. 하느님의 하루는 우리들의 시간으로 수백만 년에 해당될 수 있어요…….

성경의 이 부분은 마치 시와 같아요. 하느님이 창조하신 모든 것들을 맡아 다스리게 될 인간이 나타나기까지, 이 세상의 질서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마치 시처럼 함축적으로 이야기해요.(10쪽)

아담과 하와 이야기는 천지 창조 이야기보다 훨씬 오래 전부터 있었어요. 이 이야기는 아주 오랫동안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다가 기원전 1,000년경(다윗 혹은 솔로몬 임금 시대)에 누군가가 글로 썼다고 해요. (12쪽)

하느님이 카인에게 저주를 내린 뒤에도 그를 보호해 주겠다고 약속하시는 부분이 무척 흥미롭지요? 이처럼 하느님은 우리에게 보복은 결코 용납하지 않으시지만 죄를 뉘우치고 올바른 마음을 갖도록 기회를 주십니다.(15쪽 동그라미 안)

이 이야기에서 물은 하나의 상징이에요. 물은 원래 깨끗하게 만드는 성질이 있지요. 이 이야기에서는 물이 세상의 더러운 것과 나쁜 것을 모두 씻어 내린다는 의미로 사용된 거지요.

성경 속의 대홍수 이야기가 실제로 있었던 사건에서 유래되었다는 주장이 있어요. 실제로 아주 오랜 옛날에 큰비가 내려 땅이 물에 잠기는 일이 자주 있었다고 해요. (17쪽)

바벨탑 이야기에서 탑은 하느님과 겨루어 그분보다 더 강하다는 것을 과시하고 싶어 하는 인간들의 오만한 마음을 나타내요.

옛날 바빌론에는 실제로 ‘바벨’이라는 탑이 있었어요. 고고학자들이 바빌론에서 그 탑의 흔적을 찾아냈어요.(18쪽 동그라미 안)

아브라함은 오로지 하느님 한 분만을 믿는 모든 신앙이들, 즉 그리스도교, 이슬람교도, 유다교들의 선조예요.(20쪽 동그라미 안)

<코란>에 따르면, 이스마엘은 이슬람교도들의 조상이에요. 이슬람교를 창시한 마호메트는 아브라함을 무척 숭배했어요. 한편, 유다인들은 자기들이 이사악의 후손이라고 말하지요.(21쪽 동그라미 안)

야곱의 층계 : 꿈에서 천사들이 생명의 층계를 오르락내리락해요. 이 이야기에서 천사들은 선(위쪽)과 악(아래쪽) 사이에서 망설이는 인간의 태도를 나타냅니다.(23쪽 동그라미 안)

역사적으로 보면 이때에 새로 왕위에 오른 파라오가 바로 람세스 2세라고 하지요.(24쪽 동그라미 안)

이집트의 열 가지 재앙 이야기는 당시 그 나라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자연 재해를 암시하는 것으로 보기도 해요.

이 이야기는 하느님이 힘이 약한 사람들, 학대받는 사람들, 권력으로부터 탄압받는 사람들 편에 계신다는 사실을 비유를 통해 말해 주는 것이에요.(28쪽 동그라미 안)

예언자는 하느님을 대신하여 말하는 사람들이에요. 예언자들은 미래에 일어날 일을 미리 말했다기보다는 어떤 사건에 담긴 뜻을 알려 주거나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사람들을 도와 준 사람들이지요.(36쪽 동그라미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