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의 주변인들이 직접 전하는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뜨거운 삶과 신앙!
455년 만에 선출된 비이탈리아인 교황, 동구권 최초의 교황, 역사상 세 번째로 오래 재임한 교황, 복자와 성인을 가장 많이 선포한 교황, 바티칸 밖으로 가장 많이 나간 교황……. 이 많은 수식어에 해당되는 인물은 누구일까? 바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다. 그는 교황 재임 27년 동안 수많은 업적을 남겼다. 특히 104번의 해외 순방 중 1984년과 1989년에 한국을 방문했고, 1984년 방한 때에는 서울 여의도 광장에서 한국 순교자 103위 시성식을 거행했는데, 이는 바티칸 밖에서 처음으로 거행된 시성식이었다. 이렇게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우리나라와 깊은 인연을 맺은 교황이다. 그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물론,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았고, 선종한 지 12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기억되고 있다.
특별히 2018년은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선출 40년이 되는 해이다. 이 특별한 해를 앞두고 가톨릭출판사(사장 홍성학 아우구스티노 신부)에서는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주변 사람들의 증언을 모은 책 《나의 삶을 바꾼 사람, 요한 바오로 2세》를 출간하였다. 이 책은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재임 당시 신앙교리성 장관이었던 베네딕토 16세 교황을 비롯하여 교황의 비서, 친구, 협력자, 교황의 전구로 기적의 은총을 입은 사람들까지, 총 스물두 명이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 대해 증언한 내용을 인터뷰 형식으로 엮은 것이다.
여러분은 이 책에서 내가 인터뷰한 사람들이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만남을 어떻게 이야기하는지 보게 될 것이다. 어떤 것은 그가 교황이 되기 이전의 이야기이고, 어떤 것은 그가 기쁨이나 고통 중에 있을 때, 또는 확고한 믿음이나 의심 중에 있을 때, 그리고 그가 건강할 때나 아플 때의 이야기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통해 여러분은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 관한 많은 이야기들과 숨은 이야기들까지 알게 될 것이고, 하느님과 인류를 사랑한 교황의 고귀한 마음을 알게 될 것이다.
― 머리말 중에서
온갖 역경과 어려움 속에서도
현대 가톨릭교회를 이끈 위대한 목자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본명은 ‘카롤 유제프 보이티와’로, 1920년 폴란드 바도비체에서 태어났다. 젊은 나이에 가족을 모두 잃고 혼자가 된 그는 사제의 길을 걷기로 결심하여 독일 나치 지배하에서 비밀리에 운영되는 신학교에 입학했고, 1946년 사제품을 받았다. 그리고 공산 독재 정권 치하에서 폴란드 크라쿠프 보좌 주교, 크라쿠프 대주교, 추기경으로서 사목하던 중 1978년 10월 16일에 제264대 교황으로 선출되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2005년 4월 2일 선종하기까지 27년간 교황으로 재임하는 동안, 동유럽의 어두운 그림자였던 공산주의의 해체에 기여했고, 세계 곳곳으로의 순방을 통해 세계 평화를 위해 노력했다. 또한 《가톨릭 교회 교리서》, 여러 회칙과 교서 발표 등을 통해 가톨릭교회의 근본 교리를 지키는 데도 앞장섰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선종한 후,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군중들은 “즉시 성인!”을 외치며 그를 즉시 시성하기를 간절히 원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2005년에 사후 5년 유예를 면제하며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시복 절차를 즉시 개시했다. 그리하여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2011년에 베네딕토 16세 교황에 의해 시복되었고, 2014년에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개최한 요한 23세 교황과 함께 시성되었다.
교황의 깊은 신앙심뿐만 아니라
교황의 일상, 숨은 일화까지 생생하게 전하는 책
이 책에 나온 증인들은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교회에 남긴 업적은 물론, 그의 남다른 신앙심에 대해 상세하게 증언한다. 교황의 제2비서는 유럽의 서머 타임 제도로 예수 부활 대축일 미사가 한 시간 앞당겨진 상황에서, 경당에서 오랫동안 기도하고 있던 교황에게 이를 알려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두고 우왕좌왕했던 일화를 들려준다. 또한 교황의 신학자 친구는 교황이 마음대로 몸을 움직일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미사를 봉헌하면서 무릎 꿇는 것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고 이야기하고, 교황의 대변인은 침실과 경당의 거리가 매우 가까웠지만, 휠체어에 앉아서라도 경당에 있기를 원했던 교황의 모습에 대해 들려준다. 그러면서 이들은 한결같이 교황의 깊은 신앙심에 감명을 받았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이 책에는 교황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어떻게 일했는지, 식사는 어떤 메뉴로 했는지, 부활과 성탄은 어떻게 보냈는지 등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교황의 일상이나 숨은 일화들도 실려 있다. 특히 저녁 식사 자리를 지루해하던 친구의 어린 아들과 함께 재미있게 놀거나, 전속 사진사를 친아들처럼 대하며 해외 순방에 가서도 자신의 아들이라고 소개한 일화는 그의 따뜻한 성품을 느끼게 해 준다. 그리고 교황이 종종 교황청을 벗어나 등산을 하거나 스키를 타는 등 여가를 즐기는 모습에서 그의 인간적인 면면도 볼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1981년 5월 13일 암살 시도 사건 이후, 오랫동안 파킨슨병 등의 질병으로 고통을 받고, 결국은 죽음을 맞이하면서도 온전히 하느님께 의지한 교황에 대한 증언은 우리의 심금을 울린다.
이처럼 이 책은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을 곁에서 지켜본 이들이 교황에 대해 직접 전하기에, 일반적인 전기보다 교황을 더 가깝고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나는 《나의 삶을 바꾼 사람, 요한 바오로 2세》를 번역하는 내내 요한 바오로 2세 성인 교황이 전해 준 감동에 젖어 있었다. 번역을 하면서 교황의 기쁨을 접할 때는 함께 기뻐하고, 교황의 아픔과 고뇌를 접할 때는 함께 아파하고 함께 고뇌하기도 했다. 특히 교황의 마지막 죽음의 순간을 접할 때는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어 한동안 번역을 할 수 없었다. …… 마지막 번역 원고를 출판사에 넘겼을 때는 성인과 헤어지는 아쉬움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이 감동을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다는 기쁨이 몰려왔다. 참으로 오랜만에 이런 감동적인 책을 접해 본다.
― 옮긴이의 말 중에서
참된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길,
이 시대 가장 훌륭한 성인 교황에게서 배워 보세요!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과 함께하거나 그를 지켜본 이들은 교황을 통해 삶의 큰 변화를 겪었고, 그러한 과정 속에서 그가 성인임을 확실하게 느꼈다고 입을 모아 증언한다. 베네딕토 16세 교황도 “저는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과 함께 일하는 내내 그분이 성인이심을 느꼈고,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확신하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20세기를 보내고 21세기를 맞이하는 격동기 속에서 교회를 새로운 길로 이끌어 나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현대 신앙인들에게 모범이 되는 성인의 모습을 가장 잘 보여 주었다. 특히 현대의 세속화를 그 누구보다 염려했던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자신의 삶을 통해 하느님께 나아가는 방법을 우리에게 알려 주었다. 이 책을 통해 우리 곁에 있었던 가장 위대한 목자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게서 참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길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 나오는 스물두 명의 증인들이 한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들이 교황님이 보여 주신 진실한 모습에 깊은 감동을 받았고, 그분이 진정한 성인이심을 확실하게 느꼈다는 것입니다. 교황님의 주변인들이 전하는 생생한 증언은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의 삶과 영성을 이해하고 느끼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 염수정 추기경
※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연혁
• 본명은 카롤 유제프 보이티와.
• 1920년 폴란드 바도비체에서 둘째 아들로 태어남.
• 일찍이 가족을 모두 잃은 후, 사제의 길을 걷기로 결심.
• 독일 나치의 지배하에 비밀리에 운영되는 지하 신학교에 입학함.
• 1946년 사제품을 받음.
• 1958년 폴란드 최연소 주교로 임명, 1964년 폴란드 크라쿠프 대교구장으로 임명됨.
• 1967년 추기경으로 서임됨.
• 1978년 제264대 교황으로 선출.
• 1981년 5월 13일 일반 알현 중 한 청년에게 피격을 받으나, 기적적으로 살아남.
• 27년 재임 기간 동안 해외 순방 104번, 129개국을 방문, 한국은 1984년과 1989년에 방문함.
• 하느님의 종 1,338위를 복자로 선포, 복자 482위를 성인으로 선포함.
• 회칙 14편, 교황 권고 15편, 교황령 11편, 교황 교서 45편을 발표함.
• 파킨슨병과 관절염으로 고통을 겪다가 2005년 84세의 나이로 선종함.
• 2011년 베네딕토 16세 교황에 의해 시복,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시성됨.
본문 중에서
교황님이 1980년 독일을 처음 방문하셨을 때, 저는 그분이 큰 열정을 지니신 것을 매우 구체적으로 체험했습니다. 저는 교황님이 뮌헨에 머무시는 동안 반나절이라도 휴식을 취해야만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교황님은 휴식을 취하면서 저를 방으로 부르셨습니다. 제가 그분을 찾아갔을 때 그분은 시간 전례를 바치고 계셨습니다. 저는 “거룩하신 아버지, 당신은 쉬셔야 합니다.”라고 말씀드렸지요. 그러자 그분은 “저는 하늘에서 쉴 수 있습니다.”라고 대답하셨습니다. 자신의 사명에 대한 중대함을 느끼는 사람만이 그렇게 행동할 수 있습니다.
37p 베네딕토 16세 교황(교황 재임 당시 신앙교리성 장관)
‘나는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이 성인이심을 분명하게 느꼈다’ 중에서
그날, 교황님은 식사 후, 미사에 앞서 준비를 하기 위해 경당에 가셨습니다. 그분은 평소에 그랬던 것처럼 마치 외부 세상을 잊은 듯이 하느님과의 깊은 친교에 잠겨 계셨습니다. 하지만 당시 숙소에 있던 우리는 미사가 한 시간 앞당겨졌음을 교황님께 알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놓고 다투고 있었습니다. 비상사태라고 할지라도 우리는 그분의 기도를 방해하고 싶지 않았지요. 하지만 교황님이 언제까지 기도를 계속하실지 알 수가 없었기에 점점 걱정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광장에 있는 사람들도 미사가 늦어지는 것을 걱정하고 있었고, 전 세계에 이미 생방송으로 미사가 중계되고 있었지요. 결국 우리는 교황님께 시간이 빨라졌다고 말씀드려야 했고, 미사를 20분 늦게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그때를 회상할 때면 항상 배를 잡고 웃곤 합니다. 이것만큼 재미난 이야기도 없을 것입니다.
75p 미에치스와프 목지츠키(교황 제2비서)
‘교황님은 인류에게 예수님 외에는 더 좋은 것을 줄 수 없다고 확신하셨다’ 중에서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교황님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는데, 여덟 살 난 제 아들이 식탁 밑에서 저를 발로 차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제 아들이 집에 돌아가고 싶어 한다는 것을 눈치챘지요. 거룩하신 아버지도 그것을 눈치채고는 제 아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있니?” 제 아들은 무뚝뚝하게 대답했습니다. “재미없어요. 집에 가고 싶어요.” 그러자 교황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래, 맞다. 내가 너를 초대했는데 너를 재미있게 해 주질 못했구나. 용서해 주렴.” 그때부터 교황님은 저녁이 끝날 때까지 제 아들과 함께 장난도 치며 재미있게 놀아 주셨습니다. 이 일은 이웃을 위해 산다는 것과 사목자로 산다는 것의 의미를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103p 스타니스와프 그리기엘(교황의 평신도 친구)
‘하느님의 충실함을 간직한 평신도들의 친구’ 중에서
교황님과 하느님과의 대화는 지속되었습니다. 지속적인 기도가 필요하셨던 것이지요. 공적인 자리나 군중들 앞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제가 보기에 그분에게는 활동과 관상이 하나였던 것 같습니다.
교황님이 지상 생활을 마치신 침실이 아닌 곳에서 그분을 마지막으로 본 것은, 경당에서 수녀님이 미는 휠체어에 앉아 계실 때였습니다. 그 순간에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침실과 경당 사이의 거리는 10여 미터도 안 되었지만, 그럼에도 교황님은 육체적으로도 감실과 가까이 있기를 원하셨던 것입니다. 그분은 몇 시간을 그곳에 계셨지요. 그것은 교황님의 지상에서의 마지막 나날들이었습니다.
145p 호아킨 나바로 발스(교황 재임 당시 교황청 공보실장)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의 목소리‘ 중에서
제가 어느 누구에게도 말한 적이 없는 사건이 하나가 있습니다. 1997년이나 1998년 겨울이었던 것 같습니다(정확하게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그때 그분은 걷다가 금방 지치시고는 했습니다). 그때 저는 교황님을 놀라게 해 드리려고 했습니다. 교황님과 함께 눈이 있는 곳으로 갔을 때, 그분께 미리 말씀드리지 않고 스키 장비를 몰래 챙겨 갔던 것이지요. 우리는 이미 눈 위에 있었고, 치비시 신부님은 그 스키 장비를 교황님께 보여 드렸습니다. 그러자 그분은 스키를 신었고 제 옆을 지나 200~300미터 정도 스키를 타셨습니다. 그것이 그분의 마지막 스키였습니다!
교황님은 스키 타는 것을 무척 좋아하셨습니다. 스키장에 계시는 그분을 보면 매우 만족스럽고 행복해 보였지요.
187~188p 에질도 비오카(교황의 경호원)
‘교황님과 소풍을 함께하며‘ 중에서
교황님이 종종 저에게 말씀하신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군요. 1992년에 교황님은 대장 종양 수술을 받으셨습니다. 그분이 카스텔 간돌포에서 요양하고 계실 때, 하루는 아프리카에서 활동하시던 이탈리아 출신 교황 대사님의 방문을 받게 되셨습니다. 그분은 그 나라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교황님께 전하면서 여러 번에 걸쳐 교황님의 건강에 대해 물으셨습니다. 그러자 교황님은 계속 괜찮다고 대답하면서 그분을 안심시키셨지요. 마침내 그분은 확신을 가지고 작별 인사를 하기 전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성하, 성하께서는 정말 괜찮으신 것 같습니다. 수술 전보다 훨씬 좋으십니다!” 그러자 교황님은 그분 어깨에 손을 얹으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주교님, 그러면 주교님도 수술하시지 않겠습니까?”
요즈음 저는 교황님에 대한 향수를 많이 느낍니다. 그분의 유머까지도 말이지요.
261~262p 지안 프랑코 스비데르코스키(교황 재임 당시 바티칸 담당 기자)
‘교회를 변화시킨 교황직’ 중에서
제가 일어났을 때가 다음 날 아침, 아마도 9시경이었을 것입니다. 저는 제 방에 혼자 있었는데, 인사를 하기 위해 교황님의 사진을 바라보면서 십자 성호를 그었지요. 그때 제 안에서 침대에서 일어나라는 어떤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저는 그 목소리를 따라야 한다는 마음이 들었고, 그렇게 하려고 온 힘을 다했습니다. 그러자 저는 큰 평화를 느꼈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두렵지가 않았습니다. 제 생각에 육체적 치유는 두 번째 순간에 일어난 것 같아요. 다시 말해 주님은 저에게 큰 평화를 주시고 치유에 대한 확신을 주시면서 먼저 제 영혼을 치유하셨던 것 같습니다.
290p 플로리베스 모라 디아즈(교황의 두 번째 기적 증인)
‘침대에서 일어나라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