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자매들의 묵상 이야기
인천 클라라 수도원의 수녀님들이 쓴 <생명의 물>은 팔백 년 전 처음 설립할 때 클라라와 성녀의 자매들은 자신들을 '가난한 자매들'로 불리기 바랐습니다. 가난을 나쁜 것으로 여기고 나아가 죄악시하기끼지 하는 현대인에게 이상하게 들릴 말입니다. 그러나 성녀와 클라라회의 자매들에게 가난은 박탈이 아니라 놀라운 자격을 획득하는 부요였습니다. 하느님과 자신 사이에 놓인 것이라곤, 자기 자신마저 없기를 바란 이들에게 현실의 재물이나 권리들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세상으로부터 스스로를 가둔 것처럼 보이는 봉쇄 수도원의 생활은 실은 하느님을 통해 세상과 더 잘 만나고, 어디서나 하느님을 알아보는 무한한 풍요를 주는 생활입니다. 이렇게 '거룩한 가난을 지킬 특권'을 바랐던 이 여성들의 열망은 그리스도교회 안에서 지금껏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이 작은 책이 어떤 이에게는 밋밋하고 심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안에는 수녀들이 무엇을 얻기 위해 무엇을 버렸는지 헤아려 보게끔 하는 실마리가 담겨 있습니다. 발랄한 단어에 담은 맑은 생명이 독자의 잠자던 목마름을 깨우고 가시게 해 줍니다. 독자들이 신앙과 영성을 어렵게만 여겨 지레 포기하는 대신 마음을 내고 성큼 발 디디는 데 도움 되기를 바라며 책을 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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