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시니어 신부는 예수 고난회 회원으로서, 오랫동안 예수의 고난이 지닌 의미를 다각도로 깊이 있게 탐구해 왔다. 예수 수난사화 연구에 일생을 바쳐 온 저자는 예수의 죽음에 관하여 성서학계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제 그가 예수의 고난에 대하여 성서적·신학적·역사적으로 탐구한 오랜 결실을 각 복음서에 따라 네 권의 책으로 엮어 내놓았다. 이 네 권의 책은 예수의 고난을 역사적 배경에 입각하여 명료하게 파악하는 동시에 그 고난이 지닌 신학적 넓이와 깊이도 탐구한다. 저자의 짜임새 있는 연구와 세심한 사목적 배려를 통해 우리는 예수 고난의 메시지가 생생히 살아 움직이며 이 시대와 우리의 삶에 말을 건네 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아버지께서는 내가 목숨을 내놓기 때문에 나를 사랑하신다. 그렇게 하여 나는 목숨을 다시 얻는다. 아무도 나에게서 목숨을 빼앗지 못한다. 내가 스스로 그것을 내놓는 것이다. 나는 목숨을 내놓을 권한도 있고 그것을 다시 얻을 권한도 있다. 이것이 내가 내 아버지에게서 받은 명령이다”(요한 10,17-18). 예수의 고난과 죽음은 실패와 좌절이 아니다. 고난은 예수의 위엄 있는 자유와 승리를 증명하는 수단일 뿐이다. 지상의 어떤 힘도, 악마적인 힘도 예수를 본받는 그리스도인의 자유와 승리를 빼앗을 수 없다. “나는 목숨을 내놓을 권한도 있고 그것을 다시 얻을 권한도 있다. 이것이 내가 내 아버지에게서 받은 명령이다” (요한 10,18). 요한 복음에 관한 이 책은 네 복음서에서 예수의 죽음의 의미를 연구하는 고난 시리즈의 마지막 책이다. 순서로는 네 번째지만 요한 복음은 결코 다른 세 복음의 반복이 아니다. 요한이 전하는 모든 메시지가 그러하듯 요한 복음이 그리는 예수의 죽음 또한 독특하고 특별하다. 이런 이유로 요한 복음은 ‘이단적’이라 불리기도 한다. 요한 복음은 ‘관상적’이며, 모든 관심은 복음의 핵심적인 진리에 집중되어 있다. 즉, 예수는 세상에 대한 하느님의 놀라운 사랑을 계시하기 위해 세상에 온 하느님의 말씀이다. 공관복음 전승의 좀 더 복잡하고 다양한 특성들이 요한의 신학 속에 녹아들어 합병되어 있는 듯하다. 요한 복음은 이제 초점을 예수와 그의 초월적인 정체성으로 옮겨 놓는다. 그리고 모든 투쟁은 생명과 죽음, 사랑과 미움, 빛과 어둠의 투쟁 같은 궁극적인 투쟁으로 나아간다. 죽음의 권세에 대한 예수의 승리를 요한 복음의 수난사화보다 뚜렷하게 그리는 것은 없다. 동시에 요한은 공관복음보다 훨씬 더 명백하게 예수의 고통과 죽음의 물리적 모습을 부각시킨다. 예수는 뺨을 맞으며, 자신의 십자가를 져야 했고, 목마름 중에 외친다. 그리고 피와 물을 쏟는다. 세상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은 정확하게 예수의 고통과 죽음을 통해 작용하고 선포되며 이는 그의 인간성과 ‘육肉’적인 존재를 확증한다. 실제로 고난은 요한 복음의 절정이며 궁극적인 메시지의 표현이다. 그 죽음의 의미를 이해한다는 것은 요한 복음을 처음부터 끝까지 관통하는 강력한 계시를 이해하는 것이다. 그리스도교의 역사에서 신자들은 요한의 고난 이야기에서 영감과 위안을 얻었다. 그 이야기가 죽음을 극복한 사랑의 승리에 대한 대담한 선포이기 때문이다. 요한의 고난 이야기는 전례력 중 가장 결정적인 날인 성금요일에 모든 교회에서 선포되어 기억된다. 이 책은 요한 복음의 예수 고난을 연구함으로써 요한이 복음 전체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를 드러내고자 한다. 요한 복음에서 예수의 고난과 죽음을 둘러싼 실제 상황에 대한 역사적 정보나 초기 그리스도인의 역사와 연관하여 복음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에 대한 정보를 밝히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 요한 복음에서 신학적인 메시지를 읽어 내려고 한다. 그러기 위해 요한 이야기의 흐름, 구조 그리고 요한이 독자에게 제시하는 각 장면의 문학적 특징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요한 복음은 확실히 예수가 겪은 죽음의 의미와 그 방식에 대해 독자에게 특별한 관점을 제시할 것이다. 요한 이야기의 흐름, 구조 그리고 요한이 독자에게 제시하는 각 장면의 문학적 특징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요한 복음은 확실히 예수가 겪은 죽음의 의미와 그 방식에 대해 독자에게 특별한 관점을 제시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