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 대하여
놀림받고, 놀려주고…… 어린이들에게 여유와 희망을 주는 작가의 철학
키 작다고 놀림받고, 얼굴이 까맣다고 놀림받고, 어릴 때 이런 경험이 한 번쯤은 꼭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그 어린이를 주눅 들게 하는 요인이 된다면, 놀림을 받는 어린이는 심리적으로 매우 힘들어지고 그것이 행동으로까지 연장되어 자신감 없게 만듭니다. 그러나 <굴뚝 속의 찐꽁이>에서 찐꽁이는 아빠 덕에 놀림받을 만한 외모에 만족하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정원석 선생님의 마술 같은 재주입니다. <굴뚝 속의 찐꽁이>에는 생각의 전환, 주눅 들지 않고 살 수 있는 방법, 여유를 가지고 어린이를 대하며 때를 기다려 주는 어른의 모습 등 정원석 선생님의 철학이 담겨 있는 동화입니다.
작가의 활달함과 쾌활함이 투영된 신나는 동화
작가 정원석 선생님은 어린이를 위한 글은 우선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굴뚝 속의 찐꽁이> 이야기를 쓰실 때 재미를 한 축으로 삼아 글을 쓰셨다고 하셨습니다. 선생님을 만나면, 그분의 밝으시고 낙천적인 모습이 떠오릅니다. 물론, 선생님의 어린이 문학 비평을 읽을 때마다 선생님의 예리함과 날카로운 분석력에 놀라게 됩니다. <굴뚝 속의 찐꽁이>는 선생님의 상이 투영된 이야기로, 한 번 들면 흥미진진해서 끝까지 읽지 않고는 놓을 수 없는 동화입니다.
씩씩하고 꿋꿋한 어린이, 자기 삶을 건강하게 만드는 어린이, 이웃들과 재밌게 사는 어린이, 올바르게 자라는 어린이, 그리고 개성이 강한 어린이…… 선생님이 그리신 동화 속 어린이들은 선생님께서 바라시는 어린이의 모습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사랑받는 어린이, ‘찐꽁이’!
<굴뚝 속의 찐꽁이>는 1980년대에 발표된 동화입니다. 그러나 지금 읽어도 찐꽁이 캐릭터는 어린이들에게 호감을 주는 인물입니다. 시대에 따라 대중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도 변해서 인기를 얻는 인물이 달라지지만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는 예나 지금이나 같습니다.
말괄량이 삐삐처럼 씩씩하고 꿋꿋한 어린이, 빨간 머리 앤처럼 엉뚱한 발상을 가졌지만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어린이 들은 많은 사람들이 매력을 느끼는 캐릭터입니다. 그런 인물들의 공통점은 보통 사람이라면 주눅 들 만한 조건 속에서도 꿋꿋하고 당차게 살아가고, 그가 이끌어 내는 세상살이의 유머와 개성이 많은 이들에게 호감과 관심을 갖게 합니다. 본받을 만한, 존경할 만한 위인들도 필요하지만 지금 어린이들에게는 자신들과 함께 숨쉬고, 뛰놀고,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찐꽁이’ 같은 동화 속 인물과 ‘찐꽁이’가 들려주는 개성적인 이야기들이 필요합니다.
1980년대에 태어난 ‘찐꽁이’는 여전히 많은 어린이들에게 흥미롭고도 재미있는 친구입니다. 시대가 달라져도 씩씩하고, 엉뚱하지만 바르고, 용감하고, 당찬 어린이 ‘찐꽁이’는 지금까지도 어린이들이 친구하고 싶은 어린이 1위일 것입니다.
줄거리
찐꽁이는 초등학교 5학년 여자아이로, 얼굴이 까맣고 키는 도토리만큼 작은 아이입니다. 그래서 얼굴이 까맣다고 ‘굴뚝 속에서 나온 찐꽁이’라는 별명이 생겼습니다. 찐꽁이는 반 아이들이 자신의 외모를 갖고 놀려 대서 속상했습니다. 하지만, 아빠는 찐꽁이의 외모에 대해서 자부심을 키워 주십니다. 찐꽁이는 또 열심히 노느라 공부도 제대로 안 해서 엄마는 무척 속상해했습니다. 그러나 아빠는 분명 찐꽁이도 때가 되면 열심히 하게 될 날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찐꽁이가 공부에 맛을 들일 때를 기다려 주십니다.
찐꽁이는 두 살 어린 남동생 땅콩이가 전화국 옥상에 올라가 내려오지 못할 때에 용감하게 올라가서 데려오고, 비둘기 야구단원의 투수가 되어 승리로 이끕니다. 또, 친구의 동생이 콩알 폭탄에 맞아 눈을 다치자 불량 장난감을 만든 회사를 찾아내려고 탐정단을 만들어 활동을 합니다.
찐꽁이와 동생 땅콩이, 그리고 사촌 오빠 야만인과 함께 펼쳐 가는 신나는 이야기들이 가득 합니다…….
‘찐꽁이’의 모습과 동화 속 분위기를 정말 잘 그려 낸 삽화
이창우 선생님께 ‘찐꽁이’ 그림을 부탁 드렸을 때, 어떻게 나오게 될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재미있는 이야기인데, 과연 그림이 글을 따라갈 수 있을까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림을 받고 나서 주인공 ‘찐꽁이’는 물론이고 그림이 이야기의 전체 분위기와 너무나도 잘 맞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림과 함께 이야기를 읽을 때 인물들이 정말 살아 움직이고 행동하고 말하듯 느껴졌습니다. ‘찐꽁이’, ‘야만인’, ‘땅콩’을 살아 숨쉬게 만든 선생님의 그림을 누구나 좋아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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