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말씀하셨다. “내 양들을 돌보아라.” - (요한21,16)
예수님께서는 세 번씩이나 예수님을 부인했던 베드로에게 “내 양들을 돌보아라.”라고 말씀하시며 목자의 임무를 주시고 교회의 반석으로 세우셨습니다.
1990년 사제 수품을 받고 양떼를 돌보는 목자로서 저 또한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고 그리고 그 안에서 변화되어가는 신자들을 보는 것이 사제로서 가장 보람되고 기쁜 일이었습니다.
지난 해 11월, 첫 강론집을 내며 기쁜 마음과 함께 한편으로는 우려의 마음 또한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저의 기우였음을 강론집 출간 후 넉 달 만에 4판 인쇄라는 결과를 보며 저의 작은 노력들이 말씀을 목말라 하는 많은 이들에게 미약하나마 작은 샘물이 되었다는 위안을 조심스럽게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실이 제게 힘과 용기를 주었습니다.
하느님을 흠숭하고 그 안에 머무르며 이웃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은 사제인 저나 신자들에게는 더 없는 기쁨이며 은총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됩니다. 강론집을 접한 많은 신자들이 말씀을 전하는 일에 앞장서서 이웃이나 직장의 선후배에게 하느님을 알리고 전하는 일에 주저함이 없었습니다.
해외에 살고 있는 친지에게는 물론 멀리 교포사목을 위해 나가계신 성직자, 수도자들에게도 선물로 보내는 등 말씀을 전하는 일에 뜨거운 열정과 사랑을 보여주셨습니다. 이밖에도 미국의 한 한인성당에서는 신자들을 위한 신심서적으로 강론집을 선정하여 대량으로 주문해 오기도 하였습니다. 사제의 길을 가며 그 어느 때보다도 행복하고 감격스러운 때가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말씀과 함께 하느님 안에 머물기를 주저하지 않고 이웃에게 복음을 전하며 많은 열매를 맺어가는 신자들을 보며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루카11,28)는 주님의 말씀을 떠올립니다.
“보고 맛보고 만져봐도 알 길 없고 다만 들음으로써 믿음 든든해지오니 믿나이다.
천주 성자 말씀하신 모든 것을. 주님의 말씀보다 더 참된 진리 없나이다.”
눈과 손으로 보고 만져볼 수 없는 주님을 단지 듣는 것만으로도 더욱 믿음 든든해진다는 성 토마스 데 아퀴노의 신앙고백처럼 하느님을 알고자 하는 많은 이들에게 진리의 말씀을 전하고 그 안에 계신 하느님을 믿고 따르게 하는 일, 이것이 사제인 저에게 주어진 사명이며 저의 존재이유입니다.
그동안 복음을 전하는 일에 솔선수범하며 헌신적으로 도움을 주셨던 많은 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이런 모든 일들이 부족한 저를 통하여 하느님께서 이루어내신 일들이라고 믿습니다. 이러한 믿음으로 주일강론만을 모아 다시 책으로 엮었습니다. 평일강론이 매일미사를 참례하는 신자들을 위한 심도 있는 내용이라면 주일강론은 일반신자들을 위하여 이해하기 쉽도록 준비하였습니다.
아직은 많은 부분 부족함을 알기에 부끄러운 마음 감출 길 없습니다. 첫 강론집과 함께 이번 <주일강론집> 또한 그리스도를 향해 가는 여러분의 여정에 작은 등불이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2006년 대림절에 이기양 요셉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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