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오 마리애에 몸을 담고 활동을 해온 지도 벌써 반세기를 바라보는 세월이 흘렀다.
돌이켜보면 그 세월은 길다면 긴 세월이고, 그러했기에 참으로 회한과 감회가 교차했던 세월이기도 했다.
나는 가톨릭에 입교하기 전에는 한때 성모 마리아를 비하하는 데 앞장선 적도 있던 사람이다.
그러했던 사람이 한순간에 성모님께 매료되어 오늘의 내가 되었다면 어느 누가 믿을 수 있다 하겠는가. 그러나 나는 반세기 가까이 오로지 성모 마리아님의 공덕을 찬양하고 공경하면서 그부느이 높으신 믿음의 덕을 따르고자 갈망하는 레지오 단원으로서 몸과 마음을 다 바치고 있다. 그러니 이는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성모님께서 기묘한 방법으로 이끌어 주지 않으셨다면 도저히 잊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오늘 이 순간에도 깊은 묵상과 함께 감사하는 마음을 안고 살아 오고 있다.
나는 20대 초반까지만 해도 촉망받던 젊은이로서 개신교의 한 종파에서 교회 측의 강력한 권유도 있고 해서 목회자의 길을 가려고 한 적도 있었다.
이러했던 내가 한 친구와 약속이 있어 그를 만나기 위해 우연히 명동 성당에 가게 되었고, 그리고 내 생애 처음으로 미사라고 하는 가톨릭 예절에 참석함으로써 나의 운명이 오늘의 나로 바뀌리라고 상상이나 했었겠느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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