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 라너는 빤하다고 생각되는 내용을 새로운 눈으로 보고, 얼어붙은 관념을 녹여 숨었던 것을 드러내 준다.인간은 세계를 이해하는 데 있어 신을 이미 짚고 있는 만큼, 인간이란 신을 향해 절대적으로 초월하는 존재라고 그는 말한다.
따라서 인간에 관해 말한다 함은 곧 신에 관해 말함이요, 신에 관해 말한다 함은 역시 인간에 관해 말함이다. 인간 중심과 신 중심은 상반되는 것이 아니라, 두 면에서 동일 현실을 가리킨다. 인간 실존과 신앙을 이처럼 안으로부터 하나로 밝혀 주는 신학이 우리들 현대인에게는 더없이 아쉬웠다.
- 역자 장익
책 속으로
너의 일상이 초라해 보인다고 탓하지 말라. 풍요를 불러낼 만한 힘이 없는 너 자신을 탓하라
_릴케
일상은 꿀도 타지 않고 미화하지도 않은 채 견디어 내야 한다. 그래야만 일상은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야 할 그대로 있게 된다.
_p8
일상의 일들이 우리 자신을 평범하게 만드는 것은 우리가 옳게 이해하지도 처리하지도 못하는 데에서 비롯된다.
_p10
우리는 걷는다. 걸으면서 찾아야 한다. 그러나 궁극의 것, 본연의 것은 우리를 향해 마주 오고 있고 우리를 찾고 있다 이는 다만 우리도 걷고 마주 나아갈 때에 한해서이다.
_p17
식사는 일상에 있어서의 축제이다. 그것은 모든 것과 모든 이의 염원인, 모든 이를 지켜 주고 고독에서 풀어 주는 저 일치를 알리기 때문이며, 일상에서 조용히, 그러면서도 뚜렷이, 영원한 삶의 잔치를 말해 주기 때문이다.
-p 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