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일 | 2022-01-31 | 상품코드 | 3124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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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120*188mm | 상품 무게 | 0.00g |
ISBN | 9788976353917 |
“이 밤은 죽음의 사슬 끊으신 그리스도, 무덤의 승리자로 부활하신 밤”(부활 찬송 일부)
코로나 바이러스는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 이제는 백신과 치료제로 일상의 회복을 기대한다지만, 이 년의 시간 속에서 입은 상처와 두려움은 깊고 무너진 삶의 회복은 여전히 더디다. 교회 역시 모든 활동을 멈추고 말없이 영상만 바라보는 침묵의 시간을 견뎌야 했다. 그 긴 역사 가운데 고난의 시기가 적지 않았지만 동시에 전 세계 교회가 함께 활동을 중지한 적은 처음이었다. 지난 이 년은 인류의 고난 속에서 그리스도와 함께한 또 하나의 사순 시기였다.
그리스도교는 자신의 근원인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죽음과 부활을 기억하기 위해 매년 전례력을 보내고 있다. 그 전례력의 절정은 사순 시기와 부활 시기이고, 그중에서도 성삼일과 부활 대축일이다. 신자들은 해당 축일에 특별히 구성된 전례에 참여하여 그 날의 의미를 되새기지만, 그것이 ‘오늘 여기에’ 살고 있는 나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생생하게 깨닫고 새기기는 쉽지 않다. 전례에 담긴 그 깊은 신앙의 신비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이 시대의 탁월한 교의신학자인 그레샤케 신부는 바티칸 라디오 독일 지부의 부탁을 받고 성삼일과 부활에 대해 강연하였다. 해당 축일 전날에 방송한 각 날의 주제는 이러하다. 성목요일: 일치-하느님이 이끄시는 길, 성금요일: 죽음 속에 생명이 있네, 성토요일: 희망 속에서 견디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 아닙니다, 부활: 우리는 모두 부활할 것입니다. 이 주제를 좀 더 보완하여 펴낸 이 소책자에서, 70대의 학자 신부는 이 모든 일이 ‘바로 오늘’ 일어나는 사건임을 강조한다.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은 과거에 끝난 사건이 아니라, ‘오늘’ 우리가 그 사건들 속으로 들어가 구원의 힘을 체험할 수 있는 열려 있는 현재의 사건이라고 역설한다. 함께 실린 몇몇 그림과 묵상 역시 우리를 그 사건의 신비 속으로 데려간다.
이 글은 단지 성삼일 전례에 관한 설명이 아니라, 오늘 우리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의 신비를 밝히는 선포이다. 그 신비가 그리스도인의 신원과 삶의 근본 토대를 이루기에 그 내용을 올바로 알아듣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바로 오늘’ 그 신비 속으로 들어가 사랑을 체험한 이들은 모두 변화될 것이다. 가장 중요한 신앙의 핵심을 짚어 간결하게 오늘의 언어로 쉽게 전해주는 이 어려운 일을, 그레샤케 신부는 놀랍게 해냈다. 방송 원고라 입말체로 구수하게, 그러면서도 깊이 통찰한 이 묵상은 코로나와 기후 위기에 흔들리는 우리에게 건네진 선물이다. 무척 깊은 우물에서 길어 올린 한 바가지의 물, 조금씩 음미하며 계속 마시고픈 그 생명의 물이 여기에 있다.
_75-76쪽
서문
성목요일: 일치 - 하느님이 이끄시는 길
성금요일: 죽음 속에 생명이 있네
성토요일: 희망 속에서 견디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 아닙니다
부활: 우리는 모두 부활할 것입니다
그림 출처
저는 2006년 바티칸 라디오 독일 지부의 부탁을 받고, 성주간과 부활에 관한 라디오 강연을 한 적이 있습니다. 각 묵상은 해당 축일 전날 저녁에 방송되었습니다. 많은 분이 호응해주셨고, 이 호응에 힘입어 방송된 묵상 글이 이제 책으로 만들어져 더 많은 분께 전해지게 되었습니다.
_6쪽
여러 묵상을 꿰뚫는 핵심 단어는 ‘오늘’입니다. 옛적에in illo tempore 일어났던 성삼일 사건은 지나가버린 사건이 아니라, 새로운 현재의 사건이 됩니다. 과거의 사건이 우리 눈엔 지나간 것처럼 보이겠지만, 그 사건은 아직 끝나지도, 완결되지도 않았습니다. … 그 사건들은아직 목적지에 도달하지 않았고 종결되지도 않았습니다. 여전히 열려 있는 사건들입니다. 우리가 그 사건들 속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말이지요.
_7쪽
‘바로 오늘’은 단지 우리가 기념하는 성목요일에만 해당하는 말이 아닙니다. 하느님과 이루는 일치와 우리 서로 간의 일치를 매일 새로이 이루어가야 합니다. 예수님처럼 ‘남을 위한 존재Proexistenz’가 되어야 합니다. 예수님이 사셨던 타인을 위한 사랑의 삶 안으로 기꺼이 들어갈 때, 우리가 사는 매일이 성목요일이 될 것입니다. 모든 것을 새로이 변화시키고, 모든 것을 일치로 이끄는 그리스도의 사랑이 매일 드러날 것입니다.
_25쪽
십자가 사건은 우리 안에서도 계속됩니다. 우리가 십자가를 질 때,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내가 지는 십자가, 아니 우리 모두의 십자가를 그리스도께서는 함께 져주십니다. 우리의 십자가 안에도 생명이 숨겨져 있습니다. 예전 그리스도의 십자가 안에 생명이 있던 것처럼 말이지요. 나의 십자가, 우리의 십자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십자가에 하느님의 현존이 숨어 있고, 부활은 이를 환히 드러냅니다. 십자가에 하느님의 사랑이 감춰져 있고, 부활은 이를 영광스레 드러냅니다. 죽음 속에 이미 생명이 있습니다.
_42-43쪽
이제 우리는 알게 됩니다. 성금요일과 부활 사이에 저승으로 내려가신 예수님을 묵상하며, 다가올 부활을 믿음과 희망으로 기다립니다. 이렇게 우리는 성토요일이 부활의 삶을 미리 살아내는 날임을 분명히 깨닫게 됩니다. 희망하는 이에게는 미래가 있습니다. 희망하는 이에게는 새로운 미래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_59-60쪽
우리에게 부활은 언젠가 다가올 미래의 일만은 아닙니다. 부활은 이미 우리에게 일어나고 있는 사건입니다. 죄에 죽고 그리스도와 함께 사랑의 삶을 사는 순간에 우리의 부활은 이미 시작된 것입니다. … “그리스도께서 부활절에 천 번을 부활하셔도 정작 당신 안에 부활하시지 않는다면, 당신은 영원히 길을 잃고 헤매일 뿐입니다.”
_75-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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