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일 | 2020-10-17 | 상품코드 | 12357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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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상품 무게 | 580.00g | |
ISBN | 9788932117379 |
어머니의 눈에 비친 예수님의 삶,
아들의 삶을 바라본 어머니 마리아의 마음을 읽는다
4세기, 스페인의 ‘에테리아’라는 수녀가 수많은 위험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의 성지들을 순례했다. 그 순례의 기록을 책으로 남겼고, 그 필사본들이 에테리아 수녀의 《여행기》라는 이름으로 오늘날까지 전해진다. 이 필사본들은 발간 당시 엄청난 인기를 모았다가 시간 속에 잊혔지만, 19세기, 이탈리아 아레초의 한 수도원에서 발견되면서 다시 관심을 모으기 시작한다. “만약 이 책에 소실된 부분이 있었고, 그 부분이 발견되면서 이제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내용을 찾게 된다면 어떨까?” 이 책은 이러한 상상에서 시작된다.
저자인 산티아고 마르틴 신부가 친구를 통해 《여행기》의 한 필사본에서 이제껏 알려지지 않은 부분을 찾았는데, 거기에는 놀라운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지금까지 아무도 그 존재를 확신하지 못했던, 성모님의 고백을 받아 적은 필사본이 있었던 것이다!
이번에 새롭게 양장으로 개정하여 출간하는 《마리아의 비밀》은 이러한 충격적인 서론으로 시작한다. 노년에 접어든 성모님이 자신의 한평생을 술회하며 요한 사도에게 전한 말씀을 적은 이 책은 천사에게 예수님의 잉태를 전해 듣고 수락한 순간부터 예수님의 탄생과 성장, 죽음과 부활까지 성모님이 목격하신 모든 순간들이 생생한 이야기로 펼쳐진다.
책 속으로
내가 하느님께 마지막으로 말씀드린 바로 그때, 내 작은 방 안이 빛으로 가득 찼단다. 그리고 그 순간, 천사가 나타났지. 놀라지는 않았어. 아니, 솔직히 조금 놀랐지만, 두렵지는 않았어. 아무튼 천사가 거기에 있었지. 아름답게 빛나는 그에게서 부드럽고 평화로운 기운이 풍겼단다. …… 평화! 그것은 바로 하느님이 주신 것이었고, 지금 내 안에서 깊게 울리고 있었어. 그분의 평화가 내 주위를 감싸고, 내 안에는 오직 그분과의 거룩한 조화만이 깊게 물결쳤단다. 하느님의 전달자에게서도 이와 같은 평화를 느낄 수 있었지.
이는 의심할 수 없는, 가브리엘 대천사의 방문이었단다!
― 38~39쪽 ‘내가 열다섯 살 때‘ 중에서
아버지는 하느님의 일에 대해서도 물으셨지. 특별한 그날 밤의 일이 아니라, 하느님의 울타리 안에서 이 모든 일을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물어보셨어.
우리는 길지 않은 여정 동안 사랑이 가득한 부녀 사이의 친교를 나누었어. 여행은 꿈처럼 감미로웠지만, 지금 내가 가는 이 길이 아버지와 딸이 작별하는 길처럼 느껴졌단다. 나는 이제 소녀에서 여인으로 성장하여 집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기 때문이었지. 결국 이 여행은 아버지의 집을 떠나 부르심의 길로 나아가는 여행이었단다.
― 67쪽 '천사의 방문 후에' 중에서
나에 대한 사랑이 깊은 만큼, 앞으로의 삶을 나와 함께할 수 없다는 사실이 엄청난 절망과 좌절로 다가왔어. 나와 누구의 아이인지 알 수 없는 내 아이를 받아들일 힘이 없었기 때문이지. 아버지는 요셉에게 아이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결코 말씀해 주시지 않았어. 그렇게 밤은 깊어 갔지만, 밤이 늦도록 요셉은 잠을 청할 수 없었어. 그는 한참 동안 눈물을 흘리다가 겨우 잠들었지만, 바로 깨어났어. 방 안에서 누군가의 기척을 느꼈기 때문이지. 요셉은 깜짝 놀라 자리에서 벌떡 몸을 일으켰어. 양심의 가책 탓에 자신이 악몽을 꾸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하면서 말이야. 그러나 방 안에 분명히 누군가가 있었어. 그 누군가로부터 부드러운 빛이 흘러나와 방 안을 가득 비추었지. 그는 침묵 속에서 조용하고 평화로운 모습으로 요셉을 바라보았어.
― 86~87쪽 '약혼자 요셉의 눈물' 중에서
밖은 이미 깊은 어둠이 내렸고, 동굴 안에는 요셉이 지펴 둔 작은 불길이 타고 있었단다. 지나치게 연기가 나지 않도록 나뭇가지들을 조금만 모아서 태웠지만, 동굴은 마치 찬란한 빛에 뒤덮인 것처럼 보였어. 아기에게서 빛이 흘러나와서가 아니라, 아기가 바로 빛이었기 때문이었지.
아기를 보며 이토록 큰 신비를 다시금 묵상하지 않을 수 없었단다. 아기를 보고 있으면, 누추한 동굴이 그분의 영예에 걸맞은 거대한 왕궁으로 변모하는 듯한 착각에 젖어 들었지. 예전에는 전혀 느끼지 못했던 감정, 희열이 내게 밀물처럼 몰려와 저절로 아기에게 경배하게 되었단다.
― 143쪽 '가슴 아픈 예언' 중에서
“아버지, 하느님이 저희에게 말씀하시고 싶은 가장 중요한 것은 율법이나 준수해야 할 많은 규정 같은 것들이 아니에요.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이지요. 사랑이 없다면 불의와 원한, 미움과 시기, 질투만이 남을 거예요. 아무리 많은 희생 제물을 바친다고 한들, 아무리 많은 기도를 드린다고 한들 하느님은 저희에게 만족하지 않으실 뿐더러 저희와 함께하지도 않으실 거예요.”
그러더니 예수는 나를 바라보며 물었어.
“어머니, 제 말이 맞지요? 정말로 하느님은 사랑이시고, 그 사랑이야말로 우리를 하나로 일치시키고 우리도 하느님처럼 사랑할 수 있도록 하지요?”
― 212~213쪽 '30여 년간의 영광' 중에서
사실 이 전구자의 역할은 내게 몹시도 크고 무거웠단다. 사람들이 내게 전구를 청할 때 나는 항상 그것이 즉흥적인지 아니면 그들에게 진실로 필요한지를 고심했지. 지상에서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예수를 이런저런 일들로 괴롭힐 수 없기 때문이었어. 예수가 하늘에 오른 지금에서야 이 전구자의 역할을 부담 없이 수행할 수 있을 것 같구나. 지금은 성가시리만큼 예수를 찾는단다. 전구를 청하는 모든 이의 부탁을 거절하지 않고 마냥 예수를 귀찮게 하는구나. 내 요청을 거절하지 못하는 예수가 하늘에서 머리를 흔들며 이렇게 말하는 것 같구나.
“우리 어머니, 항상 이러시네! 그렇지만 어머니의 청원을 누가 거절할 수 있을까요?”
― 248~249쪽 '공생활의 시작' 중에서
“어머니, 어머니께는 아무것도 숨길 수 없고 또한 숨기고 싶지도 않아요. 이제 저는 이 세상 생애의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어요. 불행하게 삶을 마칠 것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모두의 삶이 새롭게 시작될 수 있을 거예요. 어떤 일이 일어나든지 저에 대한 믿음을 간직해 주세요. 그리고 하느님 사랑에 대한 의혹은 갖지 말아 주세요. 이는 다른 날 좀 더 자세히 말씀해 드리지요. 그러나 어머니, 지금 이 순간부터 꼭 알아 두셔야 할 것은, 모든 것이 바로 하느님 아버지의 계획이라는 거예요. 저는 아버지의 뜻을 이행해야 하고 모든 이들이 이를 믿도록 해야 하지요.
어머니, 저를 위해 늘 기도해 주세요. 어머니께 거듭 말씀드리지만 무슨 일이 일어나든지, 누가 무슨 말을 하든지, 제가 하는 일이 옳다는 것만 믿어 주세요.
― 254~255쪽 '공생활의 시작' 중에서
사랑하는 아들아, 내가 너의 어머니가 된 것은 큰 축복이며, 너와 함께 살아온 긴 시간은 은총의 나날들이었단다! 나는 너를 사랑했고, 너의 사랑을 받았지!
네 곁에 머물 수 있었던 것은 지상의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보화였어. 그러나 너는 지금 너의 마지막 ‘때’에 이르렀다고 말하는구나. 아들아, 언제 어디서든지 내가 너와 함께하고 있음을 의심하지 말아 다오. 내가 대지 위에 온전히 서 있기를 부탁한다면 난 반드시 그렇게 하마. 단 한 방울의 눈물도 흘리지 말라고 한다면 그렇게 하마. 어떠한 일이 일어나든 그러한 일을 허락하신 하느님과 그분의 사랑을 믿으라고 말한다면 또한 그렇게 하마.
― 325쪽 '십자가와 함께 걸어가다' 중에서
출판사 서평
소설로 만나는 낯설고도 익숙한 성모님의 진면목
‘어머니’ 성모님 삶에 담긴 기쁨과 눈물 그리고 사랑!
교계 도서 가운데 성모님에 관한 소설은 그 유례를 찾기가 힘들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신선하다. 또한 이 책은 소설이라는 장르가 가진 특징을 극대화하고 있다. 성경에서 성모님에 대해 거의 다루지 않고 있다는 점을 작가는 상상력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로 보았다. 성경을 읽은 신자들에게 구체적이지 않고 두루뭉술하게 다가올 법한 성모 마리아에 대한 내용을 소설적인 상상력을 가미하여 성모님이 직접 일기장을 읽어 주는 듯한 이야기로 풀어냈다. 저자는 자신이 알고 있는 교리적인 지식과 성경에 관한 지식을 모두 동원하여 어머니 성모 마리아의 삶을 신비하고 매혹적인 이야기로 재탄생시켰다.
소설 특유의 서사 구조 속에서 성모 마리아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이제까지 미처 몰랐던 새로운 성모님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큰 장점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성모님을 ‘예수님의 어머니’라고 머리로는 알고 있으면서도 한 여인이자 어머니로서 성모님이 겪었을 현실적인 어려움과 고통, 슬픔까지는 가깝게 느끼지 못했다. 성경에 나타난 성모 마리아의 모습만으로는 성모님을 한 인간으로 그려내고 공감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인물들과 사건들 사이로 나타나는 감정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아들을 바라보는 어머니 성모님을 발견하게 되고 그 마음과 영성을 조금은 구체적으로 짐작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성모님이 그저 인내하고 침묵하는 인물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을 따르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사랑하는 이들을 지키기 위해 역경에 당당히 맞선 인물이라는 것 또한 알게 될 것이다.
우리가 이러한 점을 깊게 고찰할수록 성경에서 극히 제한된 모습으로 등장하시는 성모님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하게 될 것이다. 성모님의 요청에 의한 기적이나 그분의 전구에 힘입어 일어난 일이 한둘이 아니겠지만, 복음사가들은 자칫 예수님에게서 시선이 분산되는 것을 염려한 나머지 성모님에 대한 내용 중에 극히 일부만을 드러낸 것이리라 짐작할 뿐이다. 또한 대대로 수많은 인류가 접하게 될 성경의 초점을 오직 예수 그리스도에게 모으기 위한 것으로도 보인다. …… 과연 하느님은 사랑이시고, 그분이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다. 그러므로 그분이 사랑받고 싶어 하시고, 또 우리의 사랑을 고대하시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마치 사랑에 빠진 사람처럼 말이다. 사랑이신 하느님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이들은 하느님의 사랑에 보답하기를 또한 원할 것이다.
― 405~406쪽 '하느님은 사랑이시다' 중에서
한 인간이자 어머니였던 성모님의 삶
그 안에서 하느님의 뜻은 어떻게 드러나는가
혼인을 앞둔 열다섯 살 앳된 소녀였던 성모님은 가브리엘 대천사에게 “말씀하신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라고 대답했지만 자신에게 벌어진 일에 얼떨떨하다. 출산을 대비하여 고향 나자렛을 떠나 친척 엘리사벳의 집으로 가던 중 잠시 묵은 집에서 성모님은 아래와 같은 일을 겪는다.
레비는 얼굴에 붉은 반점이 돋아나 있었는데, 지난밤 내내 잠을 자지 못하고 울고 보챘다고 했지. 리아는 갑자기 고열에 시달리는 아들을 안고 안절부절못했어. …… 나는 목청을 돋우어 더 큰 소리로 전지전능하신 하느님께 이 아기를 치유해 주시기를 간청했지. 그리고 이 부부가 하느님의 뜻을 모든 순간마다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 빌었어. 나는 기도를 모두 마친 후에 레비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어. 그때 엄청난 일이 일어났단다! 요한아, 레비가 갑자기 울음을 그치더니 미소를 지었단다! …… 이것 또한 하나의 상징이었단다. 나와 내 아들은 우리를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를 포기함으로써 모든 이를 위해 헌신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지. 나는 다시 하느님께 “네.”라고 말씀드렸어.
― 68~72쪽 '천사의 방문 후에' 중에서
이 책 《마리아의 비밀》을 읽다 보면 성모님은 잔잔한 일상 중에도 하느님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빛나는 순간들을 놓치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린 성모님은 열병에 걸린 아기를 낫게 해 주고 싶은 순수한 마음으로 기도를 올렸지만 그 순수한 기도는 장차 자신과 요셉을 위한 기도가 되었다. 성모님의 순수한 기도가 어린 성모 마리아의 삶 순간마다 하느님께서 함께하고 계셨음을 느끼게 한다.
이 책에는 인간 성모님의 일상에서 벌어지는 평범한 사건들이 여러 번 등장한다. 우리가 성경을 읽으면서 어렴풋이 들어는 봤지만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던 정황이 이 책을 읽다 보면 성모님의 일상으로 등장한다. 성경 내용을 희미하게라도 알고 있는 독자라면 성모님의 일상이 어딘지 익숙하게 느껴지면서 《마리아의 비밀》 속의 에피소드들이 더 재미있게 다가올 것이다. 흐릿하게 알고 있었던 성경 내용이 구체적으로 이해가 되어서이기도 하고 성모님의 하루하루 삶 속에 스며 있는 하느님의 뜻이 더 선명하게 느껴져서이기도 하겠다. 이 책 《마리아의 비밀》을 다 읽고 나면 선하면서도 강인한 어머니인 성모님과 내가 더 친해진 기분이 들 것이다. 그리고 성모님처럼 매일의 일상에서 하느님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나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새롭게 양장으로 출간되어
더 커진 소장 가치
25권 이상의 책을 쓴 스페인의 유명 저자인 산티아고 마르틴 신부는, 독자들이 이 책을 단지 소설이라고 보기보다 성모님의 마음이 담긴 책, 성모님이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은밀히 속삭이신 말씀을 모아놓은 책으로 보기를 당부한다. 이 책을 쓰는 동안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는 저자는, 글자 하나하나 성모님이 손수 이끌어 주셨기에 이 책을 쓸 수 있었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1996년 처음 발간된 이후에 스페인에서만 수십만 부가 팔린 베스트셀러다. 우리나라에서도 2016년에 처음 출간되어 현재까지 수만 부가 팔렸다. 이러한 도서의 인기 덕분에 독자들 가운데는 이 책을 양장판으로 출간해 주기를 바라는 분들이 많았다.
이러한 독자들의 요구에 힘입어 이번에 새롭게 양장판으로 개정된 《마리아의 비밀》은 양장판으로 바꾸면서 표지와 내지 디자인도 새롭게 바꾸었다. 표지는 성모님의 자애로운 마음을 더 깊이 느
수 있도록 디자인했고, 손에 들고 읽기 편하도록 책 무게도 더욱 가볍게 하였다. 또한 내지의 글자 크기를 키워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도록 편집하였으며, 그동안 약간 딱딱하다고 느껴졌던 표현들을 일일이 찾아 전면 수정하였다. 이렇게 하여 이 책을 꼭 소장하고자 하는 분들이나 선물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더욱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개정하였다.
가장 힘들고 어려운 곳에
《마리아의 비밀》을 읽는 여러분의 사랑이 비춥니다!
이 책의 저자 산티아고 마르틴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아무것도 받을 것 없는 부자도 없고 줄 것이 하나도 없는 가난한 이도 없습니다.”라는 말씀을 떠올리며 “부유하고 풍족한 사람이어도 감사할 줄 모른다면 하느님 앞에 가난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하느님 안에서 풍요롭고 행복하기를 바라는 저자의 마음을 기억하며, 이 책의 판매 수익금 중 일부는 과테말라의 가난한 어린이들과 그곳의 본당 신자들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성모님의 마음을 담은 《마리아의 비밀》을 더 많은 이들이 볼수록 어둡고 힘든 곳에서 성모님의 사랑이 더 밝게 빛나게 될 것이다.
《마리아의 비밀》은 단순한 종교 서적이나 영성 소설이 아닙니다. 또한 흔히 접하는 성모님 생애에 대한 전기도 아닙니다. …… 이 책을 읽어 나가다 보면, 아마 인간의 능력이나 의도를 넘어선, 보다 높은 열정으로 우리의 마음이 고양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 성모님이 손수 독자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에 은밀히 속삭이신 말씀, 자신의 고유한 모습을 잃지 않으시면서도 하느님의 구원 사업에 적극적으로 순명하시는 성모님과, 그분이 우리 내면에서 하시는 말씀, 어머니이며 동시에 여인으로 지켜본 사랑하는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인성人性에 대한 고백 등에 귀 기울여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9~10쪽 ‘한국어판 서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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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느님께 마지막으로 말씀드린 바로 그때, 내 작은 방 안이 빛으로 가득 찼단다. 그리고 그 순간, 천사가 나타났지. 놀라지는 않았어. 아니, 솔직히 조금 놀랐지만, 두렵지는 않았어. 아무튼 천사가 거기에 있었지. 아름답게 빛나는 그에게서 부드럽고 평화로운 기운이 풍겼단다. …… 평화! 그것은 바로 하느님이 주신 것이었고, 지금 내 안에서 깊게 울리고 있었어. 그분의 평화가 내 주위를 감싸고, 내 안에는 오직 그분과의 거룩한 조화만이 깊게 물결쳤단다. 하느님의 전달자에게서도 이와 같은 평화를 느낄 수 있었지.
이는 의심할 수 없는, 가브리엘 대천사의 방문이었단다!
--- pp.38~39, 「내가 열다섯 살 때」 중에서
아버지는 하느님의 일에 대해서도 물으셨지. 특별한 그날 밤의 일이 아니라, 하느님의 울타리 안에서 이 모든 일을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물어보셨어.
우리는 길지 않은 여정 동안 사랑이 가득한 부녀 사이의 친교를 나누었어. 여행은 꿈처럼 감미로웠지만, 지금 내가 가는 이 길이 아버지와 딸이 작별하는 길처럼 느껴졌단다. 나는 이제 소녀에서 여인으로 성장하여 집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기 때문이었지. 결국 이 여행은 아버지의 집을 떠나 부르심의 길로 나아가는 여행이었단다.
--- p.67, 「천사의 방문 후에」 중에서
나에 대한 사랑이 깊은 만큼, 앞으로의 삶을 나와 함께할 수 없다는 사실이 엄청난 절망과 좌절로 다가왔어. 나와 누구 아이인지 알 수 없는 내 아이를 받아들일 힘이 없었기 때문이지. 아버지는 요셉에게 아이 아버지가 누구인지 결코 말씀해 주시지 않았어. 그렇게 밤은 깊어 갔지만, 밤이 늦도록 요셉은 잠을 청할 수 없었어. 그는 한참 동안 눈물을 흘리다가 겨우 잠들었지만, 바로 깨어났어. 방 안에서 누군가의 기척을 느꼈기 때문이지. 요셉은 깜짝 놀라 자리에서 벌떡 몸을 일으켰어. 양심의 가책 탓에 자신이 악몽을 꾸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하면서 말이야. 그러나 방 안에 분명히 누군가가 있었어. 그 누군가로부터 부드러운 빛이 흘러나와 방 안을 가득 비추었지. 그는 침묵 속에서 조용하고 평화로운 모습으로 요셉을 바라보았어.
--- p.86~87, 「약혼자 요셉의 눈물」 중에서
밖은 이미 깊은 어둠이 내렸고, 동굴 안에는 요셉이 지펴 둔 작은 불길이 타고 있었단다. 지나치게 연기가 나지 않도록 나뭇가지들을 조금만 모아서 태웠지만, 동굴은 마치 찬란한 빛에 뒤덮인 것처럼 보였어. 아기에게서 빛이 흘러나와서가 아니라, 아기가 바로 빛이었기 때문이었지.
아기를 보며 이토록 큰 신비를 다시금 묵상하지 않을 수 없었단다. 아기를 보고 있으면, 누추한 동굴이 그분의 영예에 걸맞은 거대한 왕궁으로 변모하는 듯한 착각에 젖어 들었지. 예전에는 전혀 느끼지 못했던 감정, 희열이 내게 밀물처럼 몰려와 저절로 아기에게 경배하게 되었단다.
--- p.143, 「가슴 아픈 예언」 중에서
“아버지, 하느님이 저희에게 말씀하시고 싶은 가장 중요한 것은 율법이나 준수해야 할 많은 규정 같은 것들이 아니에요.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이지요. 사랑이 없다면 불의와 원한, 미움과 시기, 질투만이 남을 거예요. 아무리 많은 희생 제물을 바친다고 한들, 아무리 많은 기도를 드린다고 한들 하느님은 저희에게 바라시지 않으실 뿐더러 저희와 함께하지도 않으실 거예요.”
그러더니 예수는 나를 바라보며 물었어.
“어머니, 제 말이 맞지요? 정말로 하느님은 사랑이시고, 그 사랑이야말로 우리를 하나로 일치시키고 우리도 하느님처럼 사랑할 수 있도록 하지요?”
--- pp.212~213, 「30여 년간의 영광」 중에서
사실 이 전구자의 역할은 내게 몹시도 크고 무거웠단다. 사람들이 내게 전구를 청할 때 나는 항상 그것이 즉흥적인지 아니면 그들에게 진실로 필요한지를 고심했지. 지상에서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예수를 이런저런 일들로 괴롭힐 수 없기 때문이었어. 예수가 하늘에 오른 지금에서야 이 전구자의 역할을 부담 없이 수행할 수 있을 것 같구나. 지금은 성가시리만큼 예수를 찾는단다. 전구를 청하는 모든 이의 부탁을 거절하지 않고 마냥 예수를 귀찮게 하는구나. 내 요청을 거절하지 못하는 예수가 하늘에서 머리를 흔들며 이렇게 말하는 것 같구나.
“우리 어머니, 항상 이러시네! 그렇지만 어머니의 청원을 누가 거절할 수 있을까요?”
--- pp.248~249, 「공생활의 시작」 중에서
“어머니, 어머니께는 아무것도 숨길 수 없고 또한 숨기고 싶지도 않아요. 이제 저는 이 세상 생애의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어요. 불행하게 삶을 마칠 것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모두의 삶이 새롭게 시작될 수 있을 거예요. 어떤 일이 일어나든지 저에 대한 믿음을 간직해 주세요. 그리고 하느님 사랑에 대한 의혹은 갖지 말아 주세요. 이는 다른 날 좀 더 자세히 말씀해 드리지요. 그러나 어머니, 지금 이 순간부터 꼭 알아 두셔야 할 것은, 모든 것이 바로 하느님 아버지의 계획이라는 거예요. 저는 아버지의 뜻을 이행해야 하고 모든 이들이 이를 믿도록 해야 하지요.
어머니, 저를 위해 늘 기도해 주세요. 어머니께 거듭 말씀드리지만 무슨 일이 일어나든지, 누가 무슨 말을 하든지, 제가 하는 일이 옳다는 것만 믿어 주세요.
--- pp.254~255, 「공생활의 시작」 중에서
사랑하는 아들아, 내가 너의 어머니가 된 것은 큰 축복이며, 너와 함께 살아온 긴 시간은 은총의 나날들이었단다! 나는 너를 사랑했고, 너희 사랑을 받았지!
네 곁에 머물 수 있었던 것은 지상의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보화였어. 그러나 너는 지금 너의 마지막 ‘때’에 이르렀다고 말하는구나. 아들아, 언제 어디서든지 내가 너와 함께하고 있음을 의심하지 말거라. 내가 대지 위에 온전히 서 있기를 부탁한다면 난 반드시 그렇게 하마. 단 한 방울의 눈물도 흘리지 말라고 한다면 그렇게 하마. 어떠한 일이 일어나든 그러한 일을 허락하신 하느님과 그분 사랑을 믿으라고 말한다면 또한 그렇게 하마.
--- p.325, 「십자가와 함께 걸어가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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