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늙어 어떤 모습일까?” 살면서 한 번도 자문해 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니 노년의 삶은 나이 든 사람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숙제다. 사회가 고령화되고 있다고 한탄하는 목소리가 높다. 노인들을 젊은 사람들 사회에서 따돌리고 소외시키면서, 노인만을 위한 모임과 프로그램은 많이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어떤 프로그램들은 그저 노인들의 지루함을 달래 주는 것에 그치고 만다. 노년에도 젊을 때처럼 바쁘게 활동하고 어떤 성과를 내려고 스스로를 다그치는 사람도 많다. 이는 내가 늙는다는 것을 회피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늙어 간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삶은 성취되고 젊은 사람들에게 해 줄 이야기도 많다. 늙음에 대한 성찰은 인간의 신비를 알아 가는 과정인 것이다.
나이 드는 기술에는 몇 가지 기본 원칙이 있다. ‘받아들이기’, ‘놓아 버리기’, ‘자신을 넘어서기’다. 나이 드는 기술을 배우려는 사람은 노년의 덕德을 습득해야 한다. 모두에게 해당되는 이 원칙들에서 각자 자기만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른바 곱게 늙느냐 아니냐는 당사자에게 달려 있다. 늙는 것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무슨 일이 생겼을 때, 질병·상실·자신의 한계에 부닥쳤을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남이 아닌 내가 결정하기 위해서는 기술이 필요하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의 노년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성숙한 마음으로 하느님 앞에서 침묵하고, 성장하고, 노년에 그리고 죽을 때도 다른 이들을 위한 축복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이 책의 나이 드는 기술의 여러 단계를 연습하면 살아 있는 동안에도, 죽어서도 다른 이들을 위한 축복이 될 것이다. 지는 해를 보며 애달파하기보다 황혼의 아름다움에 찬탄하는 자신을 발견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