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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시작하며
‘창세기 해설과 5분 명상’이라는 이 해설서의 명칭은 창세기의 가르침을 묵상하여 곧장 실천할 방법을 모색하자는 취지에서 정해진 것이다. 하느님의 말씀을 우리 삶의 뜻과 생명을 창조하는 살아 있는 말씀으로 알아듣기 위해서는 묵상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이 해설서에서는 본문의 설명에서 찾아낼 수 있는 많은 묵상거리들 가운데 한 가지씩을 뽑아 살펴보았다. 이는 초심자들이 성경공부에 재미를 붙이게 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필자는 보편타당한 가르침이 될 만한 명상 주제를 제시하려 애썼다. 말씀의 무궁무진한 뜻을 축소시키거나 어느 특정한 상황에 한정시키지 않기 위함이다.
필자는 이 해설서에서 성경의 저자나 편집인들이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한 뜻을 파악하여 성령의 영감을 받은 말씀의 뜻을 알아듣기 쉽게 풀이하려고 애썼다. 그러기 위해 “성경은 성경을 이용하여 해설한다.”는 원칙을 따랐다. 요컨대 우리의 문화권과 언어와는 다른 곳에서 쓰인 성경의 참된 뜻을 정확하게 알아듣기 위해서는 같은 문맥에서 같은 가르침을 주는 병행구나 관련된 구절을 인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뜻이다. 이는 해설자의 설명이 옳음을 입증하는 방법이다. 그뿐만 아니라 한 구절을 성경 전체의 문맥에 비추어 통일되고 일관성 있게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런 뜻에서 해설서에 인용구가 많이 제시된 것은 논증이 풍요롭다는 뜻이다. 이처럼 성령의 감도로 영감 받은 말씀의 뜻을 파악하면, 우리는 하느님의 생명으로 가득 차 사랑, 기쁨, 열정 속에서 그분을 닮아간다.
필자 자신이 이 해설서를 읽을 때마다 가감 또는 수정해야 할 것이 끊임없이 나오는 것을 보고 힘이 쏙 빠졌다. 더구나 필자가 미처 깨닫지 못한 실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누구나 깨지고 마는 질그릇 같아 영원한 하느님의 말씀을 품고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 느끼는 부당함과 무력감과 역부족을 시인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불완전한 존재가 불완전한 작품을 만드는 것이 당연하다는 말로 자위하고 싶다.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는 『노인과 바다』 원고를 여든 번이나 읽고 수정한 끝에 노벨 문학상을 받았단다. 이 거장이 천신만고를 감내한 것을 보면 고작 졸저 한 권을 준비하기 위해 온갖 용을 다 쓴 필자는 겸손되이 고개를 숙이지 않을 수 없다. 독자들이 이 졸저를 읽고 삶의 뜻을 조금이라도 더 깊이 실현하는 계기를 찾으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다.
“당신 말씀은 제 발에 등불, 저의 길에 빛입니다.”(시편 119,105)
마지막으로, 천광성 바오로 친구 신부와 더불어 말씀에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이 해설서를 출간하라고 격려한 여러분을 기억하고 싶다.
2017년 12월 6일 경산 서재에서?
박영식 야고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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