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판>영성의 이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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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 수령지 : 서울특별시 중구 중림로 27 (가톨릭출판사)
브랜드
생활성서
저자
김보록
출판사
생활성서
출간일
2006-04-01
판형/면수
A5/반양장/206면
예상출고일
2 일
죽는 순간에 하느님의 모습을 직접 보았을 때 바치고 싶은 기도

하느님 지금 저는 이승의 삶을 마치고 육신을 벗어난 영혼의 모습으로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당신의 본체를 있는 그대로 보고 있습니다. 지금 제가 맞닥뜨린 충격과 놀람과 경탄은 제가 이 세상에 사는 동안 겪었던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큽니다. 당신이 이렇게 무한히 위대하시고 아름다우시고 인자하신 분임을 꿈에도 몰랐습니다.

저는 무한하고 완전한 사랑 자체이신 당신이 저를 그토록 사랑하고 계신다는 사실을 이제서야 확실히 깨닫습니다. 당신은 당신의 목숨만큼 아니 당신의 목숨보다 더 저를 사랑하고 계셨습니다. 그 사랑은 제 생애에서 다른 어느 때보다 고통스러웠던 그 순간에 제 고통과 아픔을 함께하며 곁에 계셨던 그런 사랑이었습니다. 다른 어느 때보다도 더 힘들어도 느낀 바로 그 순간에 저를 열렬히 사랑하셨던 그런 사랑이었습니다.

그 사랑을 깨달았을 때 감사와 찬양의 눈물이 한없이 흘렀습니다. 영원히 감사드리고 부족하고 한없이 찬양드려도 모자라 저의 몸과 마음 전부가 "감사의 덩어리"가 되고 저의 정신과 영혼 전체가 "찬양의 덩어리"가 되었습니다. 그동안 받았던 그 모든 은총과 사랑의 한없는 행복이 되고 영원한 생명이 됩니다.

그보다 당신 사랑에 제대로 감사하지도 보답하지도 못하고 온갖 죄를 범하여 당신의 사랑을 짓밟고 마음을 아프게 해드린 것을 지금 이 죽음의 순간 한없이 아쉬워하고 끝없이 후회합니다. 한평생 당신 사랑의 은혜의 천분의 이 만분의 일도 갚지 못하는데 오히려 온갖 죄를 범하고 당신 사랑을 짓밟았으니 그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습니다. 만약 천국에서 아쉬워하고 후회할 것이 있다면 오직 한 가지 당신 사랑에 제대로 응답하지 못하고 당신 사랑을 짓밟은 일일 것입니다.

무한하신 하느님을 인간은 결코 온전히 이해하지도 보지도 못하지만 지금 이 죽음의 순간에 이해하고 바라보는 당신의 모습은 이 세상에서 제가 이해하고 상상했던 당신의 모습과는 너무나 다릅니다. 저와 모든 피조물은 당신께 전적으로 의존해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깨닫지 못했습니다. 당신 앞에서 우리는 이 허무한 그림자와 덧없는 물거품에 지나지 않는 존재인데도 이와 같은 우리를 당신은 그 무엇보다도 가장 소중하게 여기십니다. 이 모든 사실을 이 죽음의 순간에 비로소 깨달았으니 당신께 한없는 감사와 찬양을 드리는 동시에 그동안 이 사실을 자각하지 못했던 지난 삶을 너무 아쉽고 후회스럽습니다. 저는 정말로 어리석었고 참으로 착각 속에 살았습니다.

사랑 자체이신 당신과 비교하면 세상의 그 어떤 사랑도 보잘것 없는 사랑에 불과하고 행복 자체이신 당신과 비교하면 세상의 그 어떤 행복도 보잘것 없는 행복에 불과합니다. 기쁨 자체이신 하느님과 비교하면 세상의 그 어떤 기쁨도 진실로 덧없는 기쁨에 불과합니다. 진선미 자체이신 당신과 비교하면 세상의 그 어떤 진선미도 그림자와 쓰레기에 불과합니다. 그런데도 저는 인간의 사랑과 세상 행복과 기쁨과 진선미에 사로잡혀 당신의 사랑과 행복과 기쁨과 진선미를 거스르며 잊고 살았습니다. 그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이었고 착각에 빠진 일이었는지 모릅니다

세상에 사는 동안 그 사실을 깨닫지도 실감하지도 못했으니 이 얼마나 안타깝고 아쉬운 일입니까 그 사실을 제대로 깨닫고 실감했으면 인생을 얼마나 잘 살았을까요!
하느님께서 다시 한 번만 이 세상에 저를 되돌려 보내 주신다면 제가 이 세상에 다시 태어나고 다시 살아갈 수만 있다면 스 때는 한번 잘 살아 볼 텐데... 당신 사랑을 알았으니 그 사랑의 은혜를 갚기 위해 정성과 힘을 다 할 텐데... 그러나 저의 인생을 다시 시작하는 것은 불가능하겠지요 참으로 아쉽습니다. 아쉬움과 후회가 크다 하더라도 지금 이 죽음의 순간에 무엇보다 당신께 감사와 찬양을 드립니다. 당신께서 저에게 인간 생명과 사랑하는 의지 생각하는 지성을 주시어 한평생 살고 사랑하고 생각할 수 있게 해주신 것을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찬양드립니다. 이 세상에서 당신의 생명과 사랑과 진선미를 조금이라도 맛보게 해주심에 진정으로 감사합니다 지금 이 죽음의 순간부터 당신께 영원히 감사와 찬양을 드리는 것 그것이 저에게 영원한 생명과 행복이 될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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