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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 없다고 느껴질 때에도, 누군가의 희망이 될 수 있습니다.
단테는 신곡의 지옥 편에서 “희망이 없는 것이 곧 지옥”이라고 말합니다. 살아가면서 그 말이 얼마나 참된 것인지 실감하게 됩니다. 희망을 잃는다는 건 단순히 무기력해지는 것이 아니라, 삶 자체의 의미가 사라지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종종 희망을 잃고 살아갑니다. 새해에 희망을 가지고 세운 계획이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은 채, 연말이 다가올 때쯤 우리는 점차 희망을 잃어가기도 합니다. 그런 시간 속에서, 안여일 데레사 자매님의 『내가 먼저 희망이 되어야지』라는 책을 만났습니다.
이 책은 희망이 무엇인지, 그리고 희망이 우리 삶에 어떻게 스며드는지를 진지하게 성찰하게 합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성공’, ‘행복’, ‘희망’이라는 단어 속에는 보통 가족이나 친지가 포함되지만, 사실 그런 범위만으로 희망이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소외된 이웃들, 그리고 우리가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외로운 이들에게도 그 희망은 펼쳐져야 합니다. 그러나 그런 희망을 실천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안여일 데레사 자매님은 그 ‘먼저 희망이 된 사람’으로서, 몸소 이 일을 살아내셨습니다.
책을 처음 펼쳤을 때, 표지에 적힌 문구—“생의 마지막 길에 선 이들에게 30년 넘게 작은 사랑을 선물한 한 봉사자의 이야기”—는 단순히 많은 좋은 일을 한 사람의 이야기쯤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책의 중반을 지나면서 자매님이 겪으신 암 투병이 단순히 고통의 시간이 아니라, 주님께서 자매님을 통해 사랑을 보여주시기 위해 주어진 시련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자매님은 가족도 외면한 이웃들의 마지막 길을 돌보고, 제대로 끼니를 챙길 수 없는 사람들에게 손수 밥을 차려주며, 그들의 원하는 음식을 만들어 대접했습니다. 그 모든 일이 진심으로 그들을 위하는 마음에서 나왔다는 사실이야말로 이 책의 가장 큰 감동을 주는 부분입니다. 그 사랑은 단순히 '봉사'의 차원을 넘어, '삶을 나누는' 깊은 의미를 담고 있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일부 사람들조차 자매님의 봉사 활동을 의심하며 ‘거짓말’이라거나 과장된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한센병 환자들과 불편함 없이 함께 식사하고, 그들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모습은 단순한 자비로움 그 이상이었습니다. 이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진정한 사랑이었으며, 위험을 무릅쓰고 불우한 이들에게 다가가는 자매님의 모습은 마치 영화 속 영웅의 모습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녀의 삶에서 우리는 진정한 희망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희망이 다른 이들에게 어떻게 전달될 수 있는지를 배우게 됩니다. "먼저 희망이 되어야지"라는 제목처럼, 자매님은 자신의 삶을 통해 희망을 불어넣는 사람이었고, 그 희망은 단지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의 작은 실천을 통해 이어졌습니다. 때로는 그 실천이 고통과 희생을 동반했지만, 그것이 바로 진정한 사랑의 모습임을 깨닫게 됩니다. 희망은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 나를 통해 다른 이에게 전해지는 것임을 이 책은 깊이 있게 이야기합니다. 연말에 만약 희망이 없다고 느껴진다면, 이 책을 자신에게 한 권, 그리고 자신이 희망이 되어줄 이에게 한 권 선물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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