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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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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
        유안진
        출판사
        가톨릭출판사
        출간일
        2018-01-15
        옮긴이
        그림/사진
        판형/면수
        140*205/224면
        ISBN
        예상출고일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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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세설명
        • 책 소개

          한국을 대표하는 문인 유안진이 
          처음 같은 마음으로 펴낸 산문집!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시인 중 한 명이며, 그 자체가 시의 역사이기도 한 작가 유안진! 그는 고故 박목월 시인의 추천으로 등단한 후, 50여 년간 수많은 작품을 발표했다. 그 가운데에서 <지란지교를 꿈꾸며> 등 작품 다수가 여러 교과서에 수록되었으며, 한국시인협회상, 정지용문학상, 윤동주문학상 등 갖가지 상을 받은 한국을 대표하는 문인이다.
          그러한 그가 우리가 잊고 있던 우리의 전통과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산문집 《처음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를 가톨릭출판사(사장: 홍성학 아우구스티노 신부)에서 출간했다. 이 책에는 여든에 가까운 현재까지 평생 동안 사색하고 통찰한 내용들이 저자 특유의 독창적인 표현과 유려한 문체로 담겨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이기는 것이 지는 것이라는, 또 80세도 중년이라는 경쾌한 주장을 펼치고, 고약한 시어버지와 지혜로운 며느리에 관해 어린 시절 할머니 댁에서 들었음직한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다가, 사투리와 고유한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일깨우기도 한다. 또한 잡초를 뽑다가 자신도 잡초란 생각이 들었다는 일화와 돌아가신 아버지에 관한 진솔한 고백으로 가슴 찡한 여운을 주기도 한다. 특히 저자가 전하는 이러한 이야기에 문학적 감수성이 가득한 전통적인 어휘와 개성적인 표현들이 더해져, 독자들은 순수 문학이 가진 글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모든 색이 다 모이면 검정색이 되듯, 우리의 모든 잘못들이 모이면 흰 치마도 검정색이 되지. 모든 때 얼룩도 다 가려 주고 숨겨 주지. 그래서 위로와 평화의 색상 모성성을 가장 잘 대변하는 색상, 그래서 밤은 검은색이다. 한밤 잘 자고 나면 새로운 사기가 얻어지고 용기가 회복되어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모성성을 대변하는 엄마의 검정 치마폭에 얼굴을 묻고 울고 나면, 모든 실패와 실수는 다 사라지고 새로운 나 자신으로 부활하게 된다. 그래서 신(神)은 밤을 만들어 주셨으리라. 신부님과 수녀님의 검은 수도복이 검정색인 까닭도 고해하는 교우들의 모든 때 얼룩을 다 받아 준다는 상징이 아닐까?

          ― 58~59쪽, ‘검정색 철학과 지는 게 이기는 것’ 중에서

          등단 이래 처음으로 써 내려간 신앙 이야기!

          저자가 “이때껏 나로 시를 쓰게 해 주신 하느님을 묵상한다.”라고 밝힐 정도로 《처음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에는 저자가 신앙인으로서 자신을 성찰한 글들이 수록되어 있다. 저자로서는 문단에 발을 디딘 이후 반세기 만에 처음으로 자신의 신앙에 관해 자세히 이야기한 셈이다. 이제까지 여러 저자들이 저마다 신앙 에세이를 써 왔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문인이 시인의 눈으로 쓴 신앙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신선한 만남이 될 것이다.
          저자는 자신이 결코 훌륭한 가톨릭 신자가 아니라고 겸손하게 말하지만, 그가 경험한 크고 작은 일들이나, 소소한 깨달음에서 저자의 삶 중심에 하느님이 자리하심을 깊이 느낄 수 있다. 이 책을 읽는 이들도 자신의 신앙생활을 떠올리며, 자신의 마음에 하느님이 어디쯤에 자리하시는지 되돌아보게 될 것이다. 

          성체를 바라보면서 하느님, 하느님! 당신은 나에게 누구이십니까? 무엇입니까? 어떤 존재이십니까? 하고 질문을 퍼붓다가, 나와 함께하시기 위해서 탄생해 주신 임마누엘의 하느님이라는 구절이 떠올랐다. 그래, 지금 여기서도 나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으로 탄생해 주신 분이다.

          ― 183쪽, ‘하느님은 나에게 어떤 분이신가’ 중에서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저자만이 가진 따뜻한 글의 힘!

          가장 가까운 곳에 있어서 소중함을 잊기 쉽지만, 잠깐이라도 멈추어 생각해 보면 그 소중함이 가슴 넘치게 느껴지는 사람들, 바로 가족이다. 하지만 우리는 평소에 바쁜 일상에 치여 가족에게 소홀하거나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전하지 못하지는 않았는가? 
          이 책에는 저자가 전하는 가족에 관한 여러 에피소드가 들어 있다. 독자들은 이 책을 읽으며, 오랫동안 아버지에 대한 미움으로 잠겨 있던 마음을 풀려고 하는 저자의 솔직한 고백에 가슴이 먹먹해지는 한편, 걸어다니는 고유어와 방언 사전 같던 어머니에 관한 일화에서는 저자가 문학가가 된 것이 정해진 길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평생 친구이자 동반자로 금슬 좋던 남편을 잃은 절절한 슬픔을 이야기할 때는 눈물이 핑 돌다가도, 어린 손주들이 벌인 귀여운 사건에는 슬며시 웃음이 나온다. 
          이처럼 이 책은 에세이답게 일상, 그중에서도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문학적 감각으로 풀어내어 독자들의 가슴을 부드럽게 울린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독자들은 늘 곁에 있어도 마음을 잘 전하지 못한 가족을 떠올리고 지금 바로 감사의 말 한마디, 따뜻한 말 한마디를 전하고 싶어질 것이다.  

          근데 아버님! 설탕하고 크림은요?라고 묻자, 제 엄마에게 아버님 아냐 할아버지야! 손녀는 짜증까지 냈고, 우리는 또 웃었고. 아버님 드세요, 드디어 커피를 드리자, 손녀는 울음을 터트렸다.
          아버님 아니야. 할아버지야, 그치? 하며, 할아버지 무릎으로 기어오르며 울어 댔고, 그래그래, 할아버지야!라는 판정에 울음을 그친 손녀는, 제 엄마를 향해 핼금 눈을 꼴치며 의기양양해졌다.
          이래서 집안에는 아이들도 있어야 하고, 이런 일상이 며칠 이어지고, 금방 떠나 버릴 것이 서운해지면서도 얼마나 행복하던지. 행복이란 거대한 무엇 아닌 바로 사소하고 유치한 일상생활 자체인데. 나도 한마디 했다 더 웃고 싶어져.

          ― 84쪽, ‘아줌마는 무슨 할머니세요?’ 중에서

          본문 중에서

          나는 밤을 더 좋아한다. 밤이야말로 모든 생명체에게 베푸는 신의 최고 자비로움 같다. 낮 동안 핏발 서던 두 눈이 어둠 속에서야 시원하고 편안해지곤 한다. 적절히 가려 주고 숨겨 주어서 어둠 자체만으로도 휴식이 된다고. 눈만이 아니라 청각 후각 촉각 등 모든 감각이 어둠의 덕분으로 비로소 쉴 수 있는 듯. 하늘도 참하늘은 밤하늘이라고. 별은 안 보여도 제자리에 있으려니. 고층 아파트의 꼭대기에 애처롭게 떠 있는 흐린 달도 제 일하러 나온 듯 그의 발걸음이 갸륵하다. 저 높은 밤하늘에서의 그 모든 것들의 은혜로움에 두 발도 제 몫의 생각에 바쁜지 저절로 나아간다.

           ― 14쪽, 발(足)은 동사(動詞)이고 머리라고 

          삶은 치열하다. 치열한 전쟁 치르기라는 말이 한층 더 새삼스러워진다. 누구의 한평생도 생존을 위한 치열한 전쟁 아닌가. 자기 자신과의 전쟁, 직업(직장)과의 전쟁, 가족 간의 전쟁, 신앙이라는 신과의 전쟁…. 치열한 전쟁을 거치고서야, 그 아내(남편) 그 자녀들 그 직장과 그 직업이야말로, 나 자신에게는 최선의 축복과 천부적 직업이라는 직업의식, 가족 의식이 생기지. 돌아서면 욕을 퍼부을망정 다른 어떤 집 가족이나 남의 직장과 다른 직업보다도 지금 여기의 이 가정, 이 직장의 이 일이 내게는 가장 알맞고 가장 소중하다고. 보이든 안 보이든 끝도 없는 전쟁을 치르게 되고, 자기 자신과의 전쟁으로 확대 확산된 생애 대전을 평생 동안 치르며 여기까지 오게 되었지. 이른바 불교에서 말한다는 지금 앉은 그 자리가 꽃자리라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지.

          ― 19~20쪽, ‘담쟁이 잎새에도 내려와 준 가을 하늘’ 중에서

          뽑아내려 할수록 저항하는 잡초의 끈질긴 힘이 가히 위대하다고 절감하다가도, 우리 삶에도 이런 잡초들이 얼마나 많을까! 사는 중에 수시로 힘들 때마다 생기는 회의나 의심이라는 잡초는 이렇듯 강인하고 저항적일 뿐만 아니라, 호시탐탐 기회만 노리다가 덮치는 게 아닐까?
          별 감동 없이 반복되는 습관이 되어 버린 신앙생활 중에, 회의나 의심이라는 잡초는 어디 숨었다가 사방팔방에서 시도 때도 없이 날아와 싹트고 꽃 피우고 열매 맺곤 하지. 나를 신자로 아는 이들에게까지 무심히 내뱉는 나의 비신앙적 한마디와 표정과 행동도, 반신앙을 싹 틔우고 꽃 피워 수십 수백 배의 씨앗을 맺어 퍼지게 하진 않았을까?

          ― 28쪽, ‘잡초가 잡초를 뽑다가’ 중에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2권에서, 유홍준 교수가 안동 문화처럼 엄격한 친가와, 호남의 여느 집처럼 넉넉한 외가에서 자라면 좋겠다고 했던데. 나는 어린 시절, 유 교수의 표현처럼, 가난해서 더 엄격했던 친가와 넉넉하고 느긋한 외가를 오가며 자란 행운 중 행운을 누렸다. 달빛의 농도와 바람 끝 습도의 느낌만으로도, 내일의 날씨와 아침저녁의 해 뜨고 지는 일까지를 예감하던 어르신들이 쌔고 쌨던 고향은, 내 유년기의 낙원이었고, 동화 속 세상이었고, 동요처럼 재잘거리는 냇물 소리였으니, 내 생애 중 가장 행복한 시절이었다.

              ― 86~87쪽, ‘앉아서 밥상 받고 일어서 호령하고 걸어서 내 땅 밟고‘ 중에서

          사랑했고 사랑 주었던 이들은 같은 하늘을 이고 살까? 같은 밤에 뜨고 지는 달과 별을 같은 시간에 쳐다보기는 할까? 어디에서 어떻게 늙어 가고 있을까? 여기 지금 이 순간이 세상의 그 무엇보다 제일이라는 진실에 눈 열려 버린 이 순간이 슬프다. 여기를 살고 있어도 저기와 거기를 갈망하던 이상과 꿈은 다 어디 가고 말았을까
          선배들과 또래 시인들마다 ‘지금 여기’의 소중함과 감사를 쓴 시집을 펴내고 있다. 나도 그중 하나라면 정직한 고백이고 진실인데. 인생을 만들어 주던 그 옛날의 첫사랑과, 사랑마다 첫사랑이 되던 사랑들은 다 무엇이었고 어디로 증발했단 말인가? 지금 여기의 현실이야말로 가장 수도원다운 봉쇄 수도원이고 가시밭길이고 백년고독인데.

          ― 132~133쪽, ‘사랑마다 첫사랑인데, 사랑 시는 왜 써지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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