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깊이, 너무 오래 감추지는 마세요!
미야인들의 땅, 캄페체 선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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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
        최강
        출판사
        가톨릭출판사
        출간일
        2012-09-18
        판형/면수
        140*205/360면
        예상출고일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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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세설명
        • 국내 최초로 가톨릭 사제가 펴낸 멕시코 선교 체험담!

          미주 대륙 최초로 미사가 봉헌된 유서 깊은 곳에서 온몸으로 느끼는 참행복!

          진솔한 체험과 유쾌한 촌철살인의 글로 깊은 감동을 주어 온 최강 신부의 네 번째 영성 에세이《너무 깊이, 너무 오래 감추지는 마세요!》가 가톨릭출판사(사장 홍성학 신부)에서 출간되었다.
          한국 선교 사제로는 최초로 멕시코에 파견된 최강 신부는 그곳에서의 선교 일상을 맑고 투명한 수채화처럼 그렸다. 저자가 처음 만난 멕시코는 40도를 웃도는 더위와 뱀을 비롯한 온갖 파충류가 난무하는 곳이었고, 저자에게 주어진 선교지는 멕시코에서도 가장 가난한 곳이자 냉담 교우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캄페체 교구였다. 그리고 그 캄페체 교구에서도 미주 대륙 최초로 미사를 봉헌한 장소이기도 한 유서 깊은 성 프란치스코 성당에서 본격적으로 선교 활동을 펼친다. 비록 이곳이 문화, 환경, 언어, 풍습, 기후 등이 달라 어려움이 많았지만 큰 깨달음을 온몸으로 체험하는 소중한 운명의 장소임을 고백하며, 희로애락 속 행복 여정에 우리를 초대한다.

          이 책은 지난 2년여 동안 멕시코에서의 선교 여정 중에 주님께서 제게 허락하신 작은 체험과 깨달음을 모은 것입니다. 인생사 희로애락에 주님의 가르침과 은총이 담겨 있음을 깨달았기에, 많이 웃기도 하고 또 그만큼 많이 울기도 하면서 보낸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캄페체는 이렇게 제가 선교 사제로서의 소명을 행복한 운명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운명의 무대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여전히 부끄럽지만 그동안 선교사로서의 행복한 체험과 깨달음을 제 소중한 친구들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조금씩 읽어 가면서 제 선교의 삶에 생생하게 살아 계시는 하느님을 만나시기를 바랍니다. 하느님과 함께하는 삶은 언제나 행복한 축제입니다. 고맙습니다.
          - 머리말 14쪽


          “멕시코 같은 가톨릭 국가에서도 선교 사제가 필요한가요?” 

          소명에 충실히 응답하면 운명은 미소로 화답한다!

          이런 의문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 국가들은 최근 경제력을 앞세운 개신교 계통의 신흥 종파들의 거센 공세로 가톨릭 신앙이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특히 저자가 활동하는 멕시코의 캄페체 교구는 넓은 면적에 비해 사제 수가 현저히 적을 뿐만 아니라 주로 밀림 지대에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는 가난한 원주민이 대부분인 데다가 교리 교육이 전무한 상황이어서 그야말로 선교가 절실히 필요한 곳이다. 
          저자는 자신이 가장 견디기 힘들어하는 ‘더위와 뱀’이 가득한 이곳에 처음 파견되었을 때, 잠시 하느님을 원망하기도 했지만 이곳이 진정으로 주님을 찬양할 수 있는 곳임을 깨닫는다. 그리고 멕시코에서 잘 적응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준 하이메 신부, 신앙과 영성을 온몸으로 살아내는 판치토 신부를 비롯해 동료 선교 사제와 수도자와의 소중한 인연으로 새롭게 선교의 열정을 다지고 선교 사제로서의 삶을 점검해 나간다.

          열세 살 때 부모님과 세상을 떠나 하늘 높이 솟아 있는 수도원 담장 안에서 서른 살의 생일을 맞은 이름 모를 수녀님의 밝은 표정이 왠지 모르게 제 가슴을 시리게 하지만, 그 수녀님은 해맑은 표정으로 ‘아빠’ 신부님의 선교 여정을 봉쇄된 공간에서 기도로써 함께하고 있었습니다. 열네 살에 가르멜 수녀원에 입회하여 스물네 살에 하느님의 곁으로 돌아가기까지 선교는커녕 수녀원 문밖으로도 한 번 나가 보지 못했던 소화 데레사 성녀가 선교사들의 수호성인이 될 수 있었던 것이 바로 성녀의 소명에 대한 운명의 화답입니다.
          한 한국인 신부는 가족과 고국을 떠나 지구 반대편에 있는 멕시코 남부의 캄페체라는 교구에서 선교 사제로서의 소명을 수행하게 됩니다. 반면에 한 멕시코 신부님은 가족과 고국을 떠나 지구 반대편에 있는 중국의 ‘한단邯鄲’이라는 교구에서 자신의 소명을 묵묵히 실천해 나갈 것입니다. 
          ‘운명이다’ 66~67쪽


          “몸뚱이로 삶의 답안지를 써 내려가야……”

          지구 반대편에서 우리와 가까운 이웃과 신앙을 만나다!

          혹독한 가난과 힘든 노동으로 점철된 삶을 살아온 한 한인 후손의 죽음, 선천적 호흡 장애로 가쁜 숨을 쉬며 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한 갓난아이의 작은 생명의 몸짓, 바카디(럼주의 일종) 한 병만 사 달라고 애원하는, 거동을 못하는 늙은 거지 여인, 당뇨 합병증으로 다리를 절단하고 병으로 평생을 누워 지내야 하는 환자 등. 저자는 가난과 병고에 시달리며 상실감에 눈물짓는 이들 한가운데 서서 묻는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마약(갱단)과의 전쟁으로 멕시코 정부는 그들을 보살필 여력이 없고 점점 인간성이 상실되어 가는 멕시코 현실을 짚으면서, 우리의 작은 관심 하나가 얼마나 소중하고 필요한 일인지, 무엇보다 신앙으로 그들과 함께해야 함을 깨닫게 해 준다. 
          밀입국한 청년 둘을 그냥 돌려보낸 일, 마야 원주민 여성의 도움 요청을 외면했던 일들을 비롯해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못했던 자신이 바로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에 등장하는 사제임을 고백하기도 하고, 일상생활에서 소소하게 겪는 사건들을 통해서 끊임없이 자기반성의 끈을 놓지 않는다. 
          패륜아 아들을 끝까지 용서와 사랑으로 감싸며 눈을 감은 루피타 할머니, 일부러 전화를 끊으면서 입원 사실을 숨기던 저자의 어머니의 이야기 들을 통해 바로 우리의 어머니는 하느님을 선명하게 볼 수 있는 거울이며, 마음 놓고 쉴 수 있는 오아시스임을 감동 있게 들려준다. 
          이처럼 이 책은 지구 반대편의 먼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바로 가까운 우리 이웃, 우리 삶, 우리 신앙의 이야기임을 깊이 있게 들려준다.

          헤라르도 신부님은 “술은 절대 안 돼요. 대신 이 햄버거를 드세요.”라고 말한 뒤 버스 정류장 쪽으로 걸어갔습니다. 저 역시 술은 절대 안 된다고 말하며 동전 몇 닢을 놓고 떠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순간 그 늙은 여인은 너무나도 간절한 눈빛으로 다시 한 번 제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돈으로 바카디 한 병만 사다 줘. 그렇지 않으면 추워서 도저히 잠을 못 자.” 
          그렇게 말하는 그 여인을 뒤로한 채 헤라르도 신부님과 함께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오는 동안 생각해 보았습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저 여인이 간절히 원하는 바카디를 사다 주면 좋겠지만 그것은 그녀에게 독이 될 텐데……. 그렇지만 지금 우리가 그냥 지나친다고 해서 저 여인에게 더 유익한 내일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지. 어차피 달라질 것은 아무것도 없어. 지금 내가 저 여인을 거두어 보살필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럴 형편도 못 되고……. 차라리 술 한 병 마시고 그 취기에 오늘 밤 추위를 버틸 수 있다면 오히려 그게 더 다행스러운 일일지 몰라.’ (……)
          그 밤에 저는 바카디 병을 만지작거리며 숱하게 여쭈었습니다. 
          “주님! 주님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바카디냐 햄버거냐’ 176~177, 181쪽


          너무 깊이, 너무 오래 감추지는 마세요!

          주님을 떠나 있는, 방황하는 이들에게 당부하다!

          선교 사제로서 쉴 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던 저자는 문득 잘 걷고 있는 자신의 다리를 보며 감사함을 느낀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삶이 행복임을 고백한다. 주님에게서 떠나 있는, 삶의 의미를 잃고 방황하는 이들에게 참행복을 찾기를 바라며 우리에게 당부한다. 너무 깊이, 너무 오래 주님을, 이웃에 대한 사랑을 감추지 말라고. 서둘지 말고 천천히 이 책을 읽으며 우리 곁에 늘 계시는 주님의 현존을, 하느님의 은총과 축복을 깨달으라고 말이다.

          저는 가던 길을 멈추고 뜨거운 태양 아래 서서 두 손으로 제 다리를 쓰다듬으며 조용히 기도를 바쳤습니다. ‘주님! 고맙습니다. 걸어 다니는 것이 행복이군요. 행복이 이렇듯 살아서 걸어 다닙니다. 당신이 허락하시는 그날까지 열심히 걸어 다니면서 제게 맡겨 주신 소중한 친구들을 찾아 껴안아 주겠습니다.’

          걸을 수 있다는 행복! 이렇듯 우리 일상에 숨어 있는 작은 행복들을 느끼는 일은 너무나 소중합니다. 너무나 당연하다고 여겨 단 한 번도 축복이라고 느껴 보지 못했던 우리 삶 속의 헤아릴 수도 없이 많은 은총과 축복들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살아가다가, 훗날 “잘 놀다 갑니다.”라는 짧은 인사 한마디 남기고 하느님께 돌아가는 것이 저의 유일한 소원입니다. 
          ‘머리말’ 12쪽

          이 책은 멕시코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지도와 사진을 실어서 좀 더 현장감 있게 글을 읽어 나갈 수 있도록 했다.


          본문 중에서 

          뱀과 무더위와 함께 살아가는 일이 고통스럽고 불편할 수는 있습니다우리가 흔히 착각하는 것 중 하나가 생활상의 고통이나 불편을 불행과 동일시해 버린다는 것입니다하지만 고통은 고통이고 불편은 불편일 뿐그것이 곧 우리의 불행이 될 수는 없습니다.우리는 얼마든지 고통스러운 행복이나 행복한 고통’ 혹은 불편을 감수하는 행복이나 행복을 위한 불편을 기꺼이 받아들이면서 살아가는 인생들을 볼 수 있습니다성인들의 삶이 그러했고우리의 생활에서 볼 수 있는 많은 작은 영웅들의 이웃을 위한 희생의 삶이 그러합니다오히려 불행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의 소명 앞에서 등을 돌리고진선미를 거스르는 안락함과 편리함에 도취해 있는 것입니다그래서 지금 우리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감정들의 진정성을 우리는 자주 확인해 보아야 합니다진짜인지아니면 가짜인지명심하십시오.

          무더위와 뱀들의 땅 캄페체’ 23~24

           

          제가 의기양양하게 엄마에게 그동안 비자금을 숨겨 두었던 장소를 말씀드렸더니 엄마는 독립군을 발견한 일본 순사처럼 깜짝 놀라는 기색이 연연했습니다그러고는 갑자기 독립군의 등짝을 매섭게 한 대 때리시더니 내가 너 때문에 못산다.”를 연발하시면서 천장 속에 손을 넣어 제 비자금을 찾으셨습니다뒤이어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말씀을 제게 소리쳐 전해 주셨습니다. “이 바보야그 돈이 지금까지 남아 있겠어쥐가 다니는 천장에다가 돈을 숨겨 놓으면 어떡하니내가 너 때문에 못산다.”

          제가 올라가 손전등으로 비춰 가며 제 생애 최초의 비자금을 찾아보았지만거기에는 깜깜한 어둠만 남겨져 있었습니다바로 눈앞에 보이던 광복의 순간이 연기처럼 사라지면서 저는 그 매운 연기에 눈물만 연신 흘렸습니다그 비통한 눈물 앞에서 깔깔깔’ 웃으셨던 어머니는 지금까지도 그 이야기만 나오면 웃음을 참지 못하고 뒤로 넘어가십니다.

           

          하느님과의 더 깊고 성숙한 만남을 위해 지금 잠시 하느님을 마음속 어느 조용한 방에 꽁꽁 숨겨 두신 형제자매님들과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제 어린 시절의 쓰라린 추억을 나누고 싶었습니다저는 냉담 교우라는 이름으로 그분들을 부르고 싶지 않습니다실제로 제 주변에는 교회 활동을 열심히 하는 신자분들보다 더 뜨거운 신앙의 삶을 살면서 하느님을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 놓은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너무 깊이너무 오래 감추지는 마세요’ 32~33

           

          그러던 어느 날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오후에 하이메 신부님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캄페체에 온 후에도 줄곧 전화를 주고받았었기에 그날도 별 생각 없이 전화를 받았는데그 신부님이 웃으며 말했습니다.

          에스테반축하해 줘나 드디어 8월 말에 앙골라로 떠나게 됐어.” 저는 축하한다고 말하지 못했습니다그분이 그렇게 바보 같은 이유로 서둘러 떠나가는데 어떻게 축하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그날 저녁 저는 오랜만에 독처럼 쓰디쓴 테킬라를 힘들게 삼키면서 주룩주룩 내리는 빗줄기에 대고 화풀이를 했습니다. “그게 떠나가는 거냐도망가는 거지?”

          제게 꼭 고맙다는 말을 전한 뒤 떠나고 싶다던 하이메 신부님이 8월 중순에 인사차 캄페체에 온다고 합니다제게 주어진 5일 동안에뭘 어떻게 준비하고어떻게 그분과 시간을 보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이메 신부’ 53~55

           

          때로는 무심한 우리에게 복수를 하신다 해도 결국은 더 크고 무한한 사랑의 경계선을 넘지 못하는 우리의 어머니처럼당신의 신명 나는 생명의 잔치에 초대받고도 귀 막고 눈 감은 채연기처럼 사라지는 것들을 좇아 죽음의 골짜기로 질주하는 우리와 기꺼이 나란히 길을 걸어 주시는 분!

          하느님은 바로 우리의 어머니 같은 분이십니다세상의 어머니와 하느님은 참으로 많이 닮았습니다.

          세상의 어머니는 하느님을 더욱 선명하게 볼 수 있는 거울입니다어머니의 희생과 사랑의 전 생애와 그 촉촉한 노안老眼에 담긴 하느님을 바라보고 느껴 보십시오.

          소심한 복수’ 61

           

           

          미사가 시작되기 전후로는 근처 독거노인이나 병자들을 방문해서 그분들의 어려움을 들어 주고 고해성사를 주고 성체를 영해 드렸습니다그 가운데 며칠 전에 만난 루피타 할머니는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

          얼마 전에 그분은 남편과 함께 평생을 살아온 집에서 쫓겨났다고 합니다그것도 자신의 친자식으로부터 말입니다아버지가 돌아가실 때조차 찾아오지 않았던 아들이 어느 날 갑자기 한 낯선 여자와 함께 나타나서 할머니에게 집을 비워 달라며 소리를 지르고 행패를 부렸답니다결국 할머니는 아들에게 집을 비워 주고 사위의 집으로 쫓겨 나와 생의 마지막 순간을 눈물로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 말을 듣자니 너무도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천하에 이런 불효자식이 또 어디 있단 말입니까그런데 루피타 할머니의 이어지는 간청에 저는 할 말을 잃었습니다.

          신부님오늘 신부님이 방문해 주셔서 저는 그동안의 죄를 용서받고 다시 깨끗해진 상태로 주님께 돌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죽을 때까지 다시는 죄를 짓고 싶지 않습니다그러니 신부님저를 좀 도와주세요이 순간 이후로 제가 제 아들을 저주하지 않게 해 주세요이 순간 이후로는 제가 울지 않게 해 주세요.

          신부님제 아들의 앞날을 위해 축복해 주세요그 녀석이 어렸을 때는 얼마나 착하고 귀여운 아이였는지 모릅니다어쩌다가 그 녀석이 이 지경까지 이르렀는지 너무 괴롭습니다제발 제 아들을 위해 신부님께서 기도 좀 해 주세요.”

          루피타 할머니할머니를 이렇게 고통스럽게 한 아들이 원망스럽지도 않으세요아들이 한 짓을 모두 용서하실 수 있으세요?”

          그럼요무슨 짓을 해도 그 녀석은 제가 낳은 제 아들입니다어미가 용서를 안 하고 떠나면 앞으로 그 녀석이 누구에게 용서를 받을 수 있겠어요신부님저 말고 제 아들을 위해서 기도해 주세요.”

          그로부터 며칠 후 루피타 할머니는 하느님의 품으로 돌아가셨습니다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 세상에서 하느님을 가장 닮은 분들은 바로 우리의 어머니들이신 것 같습니다.

          출장 길거리 미사 서비스’ 77~79

           

          다시 침대에 누웠지만 쉽사리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가쁜 숨을 몰아쉬며 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던 갓 태어난 카롤의 주먹만 한 얼굴과 작은 몸집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왜 무죄한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죽어 가야만 하는지 도대체 알 수가 없었습니다아니알고 싶지가 않았습니다행여 누군가를 통하여 그에 대한 답이라도 듣게 된다면 그 뒤가 더 괴롭고 힘들 것만 같았습니다.

          다음 날 오후카롤의 아빠가 움베르토 씨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카롤이 아직도 살아서 열심히 싸우고 있다고 알려 왔습니다기적이 일어나고 있었습니다의사는 분명 그 밤을 넘기기 힘들 것이라고 했는데 그 작은 녀석이 죽음과 맞서 훌륭히 싸우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카롤이 틀림없이 살아날 것이라고 믿었습니다미사를 마치기 전에 본당 신자들에게도 카롤에 대한 상황을 설명하면서 기도를 부탁했습니다.

          그러나 기적은 거기까지였습니다그다음 날 카롤이 태어난 지 사흘 만에 하느님 품으로 돌아갔다는 또 다른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그 메시지를 받고 바로 미사에 들어갔는데미사를 드리는 내내 성당 제대 위 천장에 둥지를 틀고 사는 막 부화된 어린 새들이 시끄럽게 지저귀고 있었습니다제 귀에는 어린 새들이 먼저 떠난 카롤을 위해 기도를 바치는 것처럼 들려왔습니다.

          새 하늘과 새 땅’ 237~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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