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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빠는 함께 걷자 했고 우리는 산티아고로 갔다》
      • 2018-04-19 13:20:01
      • CRM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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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은 순례다. 삶은 나를 찾는 여정이자 내가 추구하는 것을 새롭게 발견하며 나아가는 걸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때때로 ‘인생의 축소판’인 진짜 길 위에 나를 내던진다. 고된 순례 끝에는 ‘선물’이 주어지기 마련. 주변을 돌아보지 못했던 마음, 먼저 건네지 못했던 사랑을 돌아보고 자연의 위대함이 주는 따스함과 나를 지켜주는 하느님까지 느낀다. 인생의 순례 끝에서 만날 ‘구원의 영광’과 비견할 가치들이다. 사람들은 순례로 ‘작은 부활’을 얻는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아빠는 함께 걷자 했고 우리는 산티아고로 갔다

    조범수 지음 / 가톨릭출판사 / 1만 5000원


    아빠와 아들 사이엔 ‘거리’가 있었다. 무뚝뚝한 아빠 조철규(야고보)씨와 살갑지 못했던 아들 조범수(요한)씨가 길을 함께 걷게 된 건 뜻밖에도 아빠의 제안에서 비롯됐다. “아빠랑 저기(산티아고) 한 번 가자!”


    산티아고 순례길 800㎞ 걷기는 그렇게 시작됐다. 그러나 길 위에서도 부자(父子)의 ‘함께 걷기’는 쉽지 않았다. “왜 자꾸 앞서가라고 하세요. 저 지금 무척 힘들어요!”, “비가 오니 노닥거릴 여유가 없다.”


    그러나 황금빛 보리밭과 푸른 밀밭을 오가는 바람은 아빠의 재촉과 아들의 불평마저도 걷어갔다. 그리고 서로를 바라보게끔 이끌었다. 전에 없던 진정한 대화가 시작됐다. 용서, 별자리, 자연을 소재로 한 이야기에 이어 평소 생각과 조언까지. 다양한 대화 속에 부자는 길 위에서 서로를 알아가는 새 만남을 시작하게 됐다. 아들은 여행 중 아버지 입맛을 배려해 요깃거리를 만들었고, 술 한 잔씩 곁들인 만찬은 돈독함을 선사했다.


    인생은 혼자라지만, 부자의 함께 걷기는 ‘참 가족이 되는 여정’이 됐다. 파편화된 가족의 삶도 공동체 순례의 여정이다.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 함께 걷는 인생도 온갖 역경 속 사랑이 없이는 부활의 기쁨을 맞이할 수 없는 것. 가족의 소중함은 대화에서 움텄다. “아빠! 저는 잘할 수 있어요.” “그래, 너는 충분히 해낼 수 있다.”


    아빠와 아들의 순례는 각자 다른 곳을 향하던 시선을 같은 방향으로 이끄는 여정임을 보여주고 있다. 여전히 “그건 안 돼!” “너와 나는 달라” 하는 가족이나 연인이 있다면 ‘함께하는 순례길’에 올라보길 아빠와 아들은 청한다.

    책에는 시인인 아버지의 작품과, 아버지를 따라 작가의 꿈을 이뤄가는 아들의 작품이 담겨 있다. 순례 때 필요한 물품과 경로, 현지 분위기도 순례 준비자들에겐 요긴하다.


    평화신문 4월 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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